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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 아나키즘과 크리스티아니아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9/09/02 [10:41]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아나키즘(anarchism)은 무정부주의를 일컫는 말이다. 19세기 말 유럽을 중심으로 발호하다가 중국 일본 등 아시아로도 번진 개인자유주의 사조의 하나로서, 당시 무정부주의운동을 일으킨 사람들을 아나키스트라고 한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가면 크리스티아니아란 강변 마을이 있다. 1970년대 초에 버려진 군부대 자리에 히피들이 모여들어 생활공동체를 만들며 덴마크 정부로부터의 자기들은 무정부주의자라고 문화적 독립을 주장했던 곳으로 지금은 관광지의 하나이다.

 

요즘 우리나라는 한마디로 정치투쟁이 너무도 치열하고 졸렬하고 아주 끝을 본다, 어찌 보면 밥도 안 먹고, 잠도 안자고 오로지 그저 정치전투만 있는 형국이다. 물론 현안마다 갖는 사안의 중대성이나 정치가 국가운영에 차지하는 중대성을 십분 이해하면서도, 근년에 이어지는 우리 시민사회의 정치적 언행은 연일 거리에서, 또 SNS에서, 또 미디어에서 제 멋대로 미어터지고 영혼 없이 차고도 넘쳐흐른다.

 

우리는 이제 3만 달러의 경제선진국이고, 역사, 문화, 예절, 환경, 질서, 안전, 그리고  사는 인정 등에 있어 세계 최고의 일류 문명국가이다, 그러나 역사를 돌아보거나 당장의 현실을 보아도 도무지 정치하는 역량은 정말 수준이하의 나라이고, 스스로가 창피하고, 너무나도 한심하다,

 

서로 생각이 다르면 시간을 가지고 얘기를 하면서 풀어나가고, 서로 책임을 맡기고 또 맡았으면 상대의 의견이나 입장도 추슬러가면서 밀고 당기면서 타협하고 양보하고 절충하면서 그렇게 어찌하던 선한 결말을 보아야 하는데, 이건 도무지 무슨 일이든 그저 자기편만 감싸고 자기주장만을 들고 나와 서로 눈조차도 안 맞추고 그냥 무한정 싸운다. 아예 우리 민족의 절반의 땅은 지구상 최악의 민주정치 부재구역이자 아직도 대명천지에 포나 쏘고 어처구니없는 개인숭배의 독재가 흐르는 죽은 영토이다. 도대체 우리 민족은 남북은 가릴 것 없이 왜 정치의식이나 국민행동이 이렇게 밖에 되지 않는 것인가,

 

영국 의사당은 서로 마주보고 의논하도록 되어있다. 회의장소도 아주 협소하다. 그들은 그 좁디좁은 의사당 자리에서 며칠이고 밤잠을 설쳐가며 서로의 주장을 펼치고 입장을 놓고 토론하고 절충하고 혹시 결렬되면 또 토론하면서 끝내 해결책을 합리적으로 순리적으로 법리적으로 찾아간다, 그래도 정히 안 되면 직접 국민투표에 부친다. 근간의 브렉시트 사태가 그런 경우이다,

 

그런데 우리 정치인들은 무지막지한 험한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자기 편 국민들만 데리고 주구장창 진흙탕 싸움을 하듯 막장 다툼에 공감 없이 선동하는 일만 해댄다. 가끔 중계되는 의사진행 모양이나 양상만 보아도 도무지 정치인들이 정치토론이나 정치의사 진행에 전혀 훈련이 안되어 있고, 미숙하고 저열하고 유치하기가 짝이 없다.

 

이젠 정말 정치가 싫고 앞에 나서는 자들이 싫다. 그가 누구든 시민운동가든 개인 미디어 운영자이든 정치인이든 앞에 나서는 사람들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이러면 안 되는데 자꾸 마음에 정부가 도대체 우리 삶에 무슨 소용일까 정치는 무슨 필요일까 하는 마음이 미상불 미혹지경에서 나도 모르게 생겨난다. 정말 우리 사회 일각에서도 무정부주의 운동 같은 국가적 퇴행이 일어나지 말라고 누구 장담할 수 있을까.

 

재무투자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정치적 불안이나 갈등은 체계적 위험이라고 부른다. 흔히 기업의 위험은 비체계적 위험이라 하여 분산투자로 대처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도 하지만, 체계적인 위험은 마치 길을 걷다가 장마 비를 만나듯이 오롯이 누구나 공히 뒤집어쓴다. 장기투자에선 정말 이런 상황이 싫고, 또 무책임한 경우이다. 그 나라에 투자한 온 세상 사람들에게 아무런 책임감도 없이 그냥 나라를 흔들고 세상을 까뒤집어 분탕질을 하게 한다. 누구든 국가의 권력만 쥐었다 하면 그런다. 그리고는 페이퍼컴퍼니나 해적금융시장이나 해외도피성 자금유출을 막으려 든다. 정치가 안정을 찾고 그 나라와 그 사회가 미더워야 세계인의 신뢰를 받고, 그 기반에서 국채도 발행하고, 기업채무도 일으키고, 외국인 주식매수도 들어오고, 국가나 기업의 신용등급도 좋아진다. 서구의 초부유층들은 개인들이 국적을 바꾸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는 다른 나라보다 주식시장의 평균적인 주가수익비율(PER)이 낮다. 그만큼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싸다는 말인데, 바로 이 따위의 체계적 위험이 수시로 도사린 탓이다. 부동산 시세도 서민들이나 젊은이에게는 턱없이 비싸지만, 글로벌 부동산의 시장가격 형성구조상으로는 외국인 매수가 전혀 없는 나라여서 지금도 거품시세라고 보기는 어려운데, 정치가 이런 나라는 부동산 시세가 원천적인 거품이 생기기 어렵다.

 

북극의 그린란드가 덴마크령이지만 덴마크가 요즘 그곳 주민들에게 자치적인 운영을 권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그린란드 주민들은 결사반대라고 한다. 그들은 외형상 지배를 당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저 덴마크이고 싶은 게다. 그랬더니 트럼프가 거길 산다고 했다던가. 지중해의 끝자락 지브롤터는 원래 스페인 땅인데 지금은 영국령이다. 그들도 스페인으로 돌아가지 않고 한사코 영국이길 원한다. 요즘 거리에 나선 홍콩인들의 심사에도 왜 이런 마음이 없겠는가.

 

기원전 9세기에 페니키안 인들이 세운 신도시이자 문명의 나라 카르타고는 원로들이 과두체제로 운영하는 나라였으나, 국가운영자들이 일으킨 3번의 포에니 전쟁을 치르면서 결국 화려한 역사가 묻히고 멸망을 했다. 상업과 농업 등으로 부를 쌓으며 열심히 잘 살던 국민들은 모두가 소멸의 길로 들어갔고, 승전국인 로마의 부귀영화는 카르타고의 것을 빼앗아 쌓아올린 금자탑이다. 요즘 들어 카르타고의 패망으로 묻힌 부귀영화가 발굴되고 있다, 당시 그들의 전쟁지휘자 한니발은 오로지 전쟁에 이길 궁리만 하고 외국에서 패전배상금 마련과 다시 전쟁준비만 하다가 그가 없는 국내를 공격한 로마군에 처절하게 패망했다. 우리의 국가운영자들이나 정치인, 시민지도자들, 그리고 스스로 잘난 명망가들은 더 이상 국민의 삶을 흔들지 말고 부디 일상의 안정과 하고 근검한 삶을 바라는 침묵하고 겸손한 국민들의 애절한 기망을 외면하지 말라, 조국 대한민국은 지금 2경원에 가까운 엄청난 국부가 있는 지혜의 땅이다. 나라를 사랑한다는 저 정치인들이나, 사회를 위한다는 저 사회운동가들이나, 혼자 가슴을 풀어헤친 잘난 명망가들은 평범한 한국인들이 피땀 흘려 만든 애국의 땅을 흔들지 말라.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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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9/02 [10:41]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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