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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 불매운동과 판매운동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9/08/14 [09:29]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사실 요즘 일본에 출장을 가도 그리 눈길이 가는 상품은 일반인의 눈에는 별로 없다. 기업이 꼭 필요한 소재나 부품이거나 특별한 수집품 애호가라면 몰라도, 여행자라면 기껏해야 하나에 천 원씩 파는 싸구려 생필품이나 한두 개 집어들 정도이다. 지금은 세계 5대 수출국으로 중요한 세계의 물건을 상당부분 고르게 공급하는 우리에게 일본은 그런 정도의 나라이다.

 

이제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얼마 남지 않은 격차의 첨단부품과 첨단소재의 기술자립도 하자고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그래서 불매운동이 소리 없이 번지고 있다. 이건 일본 물건을 사지말자는 것이 끝이 아니라, 우리가 필요하면 다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의 시작이기도 하다.

 

인류의 발원지와 가장 먼 한반도에서 남의 것을 사지 않으려면 꼭 필요한 것은 목숨을 걸고라도 스스로 개발하고 충분하게 자급자족해야 한다. 지난 날 식량이 그렇게 우릴 오래도록 눈물 나게 하지 않던가. 지금은 눈만 뜨면 온통 소위 “먹방”이니 정말 언감생심이고 상전벽해다. 이제 나라가 이런 사정이고, 아직도 식량사정이 어려운 북한 주민들도 곁에 있고 보니 그런 일들도 알아서 좀 자제할 일이긴 하다.

 

그리고 우린 이제 우리 것의 판매운동도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 찬찬히 전개해야 한다. 역사상 위대한 상인이라는 소그드상인을 우리는 잘 안다. 지금의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크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시켄트, 위구르 지역 등의 아주 험한 지역의 요충을 장악하고 동서의 길목에서 물건도 팔고 문명도 전한 이들을 역사는 지금도 인류가 기억하고 있다. 비단도, 도자기도, 불교도, 기독교도 이들의 손으로 이들의 언어로 동서양으로 오가며 전했다. 요즘 사마르칸트나 페르가나, 타시켄트, 위구르 등을 여행하면 그들의 족적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이 크게 활동을 한 중국의 시안 주변의 일대에도 그 영향은 많이 남아 있다.

 

그들의 상인의 피가 많이 흐르는 우즈베키스탄의 속담에는 “손님이 오면 돈이 온다”라는 말이 지금도 살아서 전해진다, 그들이 바로 후에 이 지역을 차지한 투르크족과 융화되어 오늘날 전설의 “실크로드”를 만든 최초의 세계적인 “글로벌 상인”들이다.

 

그들이 8세기에는 신라에 까지 교역을 하러 왔으니 류라시아를 오가던 그 상단의 운신의 폭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간다. 지금 그 때 한반도를 찾아온 그 상인후예의 일부는 우리 강산이 좋아 한국인의 핏줄로 살아가고 있기도 하다. 그들은 타밀분지, 텐샨산맥, 고비사막, 파미르고원 등 험악한 지형을 넘나들며 멀고 먼 상상할 수 없는 긴 여정을 무릅쓰고 손님에게 물건을 팔러 다녔다.

 

사실은 우리도 그랬다. 1970년대 우리가 수출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 우리는 무역을 잘 몰라서 무역협회 산하에 수출학교란 교육기관을 만들 정도였다. 그리고 종합무역상사란 국가대표 수출판매회사를 만들어 우수한 젊은 상사 맨 들이 무거운 샘플가방을 들고 하염없이 기다리는 비행기와 싸구려 숙소와 허튼 식사로 허기를 메우며 수출 오더를 받으러 5대양 6대주를 눈물로 누볐다.

 

우리는 정말 경험 없는 수출사업으로 인해 온 나라가 수업료도 많이 냈고, 그 고통의 몫은 오롯이 바람 한 점 없는 지하공장에서 바늘로 다리를 찌르면서 터무니없이 헐값에 받아온 상사 맨들의 수출주문을 잠을 쫒아가며 납기를 맞추던 가냘픈 엄마와 누나의 손으로, 또 구슬땀으로 범벅이 된 아버지와 형들의 손으로 넘어갔다. 필자도 당시 그런 실력 없던 상사 맨의 한사람이었다.

 

이제 우린 정말 잘 팔아야 한다. 잘 만드는 일도 잘 팔아야 빛이 난다. 비즈니스를 잘 하려면 생각을 바로 가져야 한다. 고객을 잘 대하는 것은 기본이고, 고객이 스스로 가치를 느끼게 해야 한다. 강요나 미혹(confusion)은 절대 금물이다.

 

흔히 물건을 잘 만든 사람은 자기가 만든 물건에 자부심이 크다. 그래서 누구는 “맛으로 승부 한다” 이런 말도 한다. 어느 누구는 만든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더 크다. 그래서 “인생을 걸었다” 이런 말도 한다, 다 중요한 말이지만, 그러나 돈은 고객이 지불한다. 그래서 그 지불의 힘을 "파는 나에게"로 가지고 와야 거래가 된다. 

 

뉴욕에 가면 유태인들이 움직이는 다이아몬드상가가 있다. 트럼프의 건물 하나도 그 근처에 있다. 그들은 철저히 가족을 중심으로 가게를 운영을 한다. 그래서 그 유통의 경로를 알 수도 없고 가격형성 구조를 누구도 모른다. 세계 최고의 디자인과 세공기술도 이스라엘에서 받쳐준다. 그들이 오래 동안 같은 민족끼리 뭉쳐서 만들고 공급하고 그렇게 뭉쳐서 판다. 전체 수량도 그들이 조절하니 잘 알 수도 없다.

 

소그드 상인이 속한 투르크족의 실크로드 상인이나 맨해튼의 유태인 상인이나 그들은 어디서든 뭉쳐서 움직이고 좋은 것은 같이 팔고 귀한 것은 같이 산다. 서로 민족상인 간에 힘들게 하지 않고, 서로 속이지 않고, 서로 손님을 빼앗지도 않는다. 그것이 잘 파는 민족들의 숨은 힘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단결정신 위에 그 무엇이 더 있는 나라이다. 우리는 온 세계에 800만 명 가까운 글로벌코리안 교민이 있다. 대체로 현지에서 사업을 하거나 상인을 한다. 우리는 자신의 이름과 자신의 성과를 중시한다. 그러나 남의 나라에서는 모두 한국인으로 본다. 그래서 한국인이 모두 다 자랑스러워야 한다. 세계인들이 한국을 믿고 그들이 한국을 사랑해 주어야 한다.

 

요즘 이발기술과 미용기술로 세계를 도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그분들이 기술만 참 좋은 일류라서가 최고가 아니라, 그 고수 분들이 보여주는 한국인의 갸륵한 정성과 따듯한 겸손의 미덕이 비로소 세계인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세상에 둘도 없는 고수라도 그를 알아주는 손님은 반드시 시간이 가야만 하나 둘 모여든다.

 

우리가 지금 하려는 온전한 기술자립도 온 국민이 마음은 이렇게 당차게 먹지만 아주 오래 걸린다. 숱하게 실망도 하겠지만, 학교와 기업과 연구원에서 인생을 조국에 거는 우리의 과학기술자들이 결국은 해내야 한다. 그 혁신의 장도는 끝이 없지만, 지금 온 국민이 동참해서 국가적으로 결기를 가지고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부터 정말로 우리 것을 잘 만들었으면 정말로 온 국민이 잘 팔아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한국의 솜씨와 정신이 영원히 인류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 우리는 계속 이런 변함이 없는 진실한 마음으로 인류를 위해 잘 만들고 팔면서 그렇게 지구의 중심에서 이 머나 먼 한반도에서 영원히 살아야 한다. 하루아침에 가게를 일어서게 하는 ‘장사의 신“은 없다. 장사는 끝이 없는 정정(long march)이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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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14 [09:29]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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