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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 전장(battlefield)을 확대하지 말라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9/08/09 [07:32]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진부(stale)하다란 말은 낡은 생각이나 행동을 말할 때도 쓰지만, 변함없는 생각이나 행동으로 밀어붙이는 말에도 쓴다. 우리는 지금 소위 진보적인 정책을 주로 다루는 정부가 2차 대전을 일으킨 일본 군국주의 후예가 맡은 일본의 골수 보수정부와 사실상 언제 끝날지 모르는 경제전쟁을 시작했다. 이건 누가 뭐라고 해도 팩트다.

 

그러나 진보와 진부는 다르다. 지금은 모든 국민들을 하나로 모아 민족자주와 국권확립의 오랜 통한의 숙원을 풀어야 하는 제2의 독립전쟁을 전개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서 국가운영의 타임 스케쥴을 짤 때는 민족의 통일이나 사회개혁은 또 다른 스탠스와 일정으로 보아야 한다.

 

특히 경제전쟁의 주된 국면은 부유층과 중산층이 더욱 피부로 실감하며 때론 그들이 피해를 보기도 하지만, 결국은 그들이 손해도 감수하면서 국민으로서 필살의 전의를 다지게 되는 사안이다.

그래서 진보정치인이라도 노련(veteran)한 국가운영이 필요한 시기이다. 갈수록 사악한 궁리만 할 가능성이 큰 아베는 노련하다 못해 노회(crafty)한 친구다.

 

보수적인 정치인들이 진보적인 정치인들을 일러 곧잘 낭만적인 이상주의자라고 부른다. 다분히 정치적인 비난이지만 일견 진보적인 정치인들이 이럴 땐 좀 찬찬히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할 지적이기도 하다.

인간의 품성이 양면을 가지지 않은 한, 두개의 가치관으로 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대중은 자기자리에서 자신의 입장을 바탕으로 다양한 스팩트럼으로 각기 살아간다.

 

그래서 정치를 하는 것과 집권(come to power)을 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역사가 생물이듯이 상황이 변하면 집권의 손잡이도 다시 손을 보아야 한다. 아니면 반드시 강수(strong response)가 부메랑으로 온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손흥민 선수는 양발을 다 쓰는 월드 스타이다. 지금 정부는 모든 국민을 다 어루만지고 대화하고 손을 잡아야 한다. 좌우 양손의 유연함이 절대 필요한 장면이다.

 

사회갈등지수가 있다. 우린 모두가 다 알 듯이 선진국 치곤 이것이 높은 나라이다. 세계은행이 발표하는 정부효과성지수와 민주주의 성숙도지수의 산술평균을 가지고 빈부격차인 지니계수로 나누어서 산출한다. 당연히 민주주의 수준이 낮을수록 빈부격차가 클수록 이 지수는 높다. 그래서 정치인들이 집권하면 정부효과를 높이려는 의도가 생겨난다. 특히 진보적인 정치인들은 민주화지수와 지니계수 조정을 위해 정부효과지수에 주로 손을 댄다. 그래서 민주주의 정치를 중시하는 그들에게 보수정치인들이 정부독재(독재정부와 다른)란 말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금융스트레스(financial stress index)란 지수가 있다. 금융변수의 표준변차를 구해서 그 변동성이 클수록 리스크가 증가해 이 지수가 높아진다. 주식, 채권, 외환, 은행의 변동성 지표로 이것을 구한다. 일본과의 경제전쟁은 곧 금융스트레스지수를 향할 것이다. 이미 주식과 외환이 이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것이 다시 채권과 은행으로 향하면 금리가 움직이고 돈줄이 말라서 국민들은 힘들어 한다. 특히 소비가 급속히 악화되어 자칫 시중에서 현금이 퇴장하고 돈들이 장롱을 향할 수도 있다. 아무리 제로 페이가 발달하고 비트 코인이 잘 나가봐야 시중의 현금이 줄어들고 시장 유동성이 낮아지면 다 허풍선들이다.

 

우리 국민들이 일본과의 숙전(battle of destiny)을 펼치는 전의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나, 앞으로 길어지고 높아지는 금융스트레스지수를 여하히 감당할지는 여기서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 중산층은 자기 재산의 70% 이상이 부동산이다. 누구나 집값이 급등하면 불안하고 국민경제에도 좋을 게 없다. 하지만 자산가치는 국민이 시장에서 오랜 세월을 가지고 스스로 정한다. 특히 지금은 해외 변수도 있다.

 

정부가 생필품 가격은 필요하면 긴급수입이라도 하면 어느 정도 조절이 되지만, 고정내구자산인 집은 그렇지 못해 늘 안정된 공급의 길을 일상적으로 열어두어야 한다. 특히 서울과 대도시 주택은 더욱 그렇다.

그동안 수도권의 발달로 주민들도 많이 서울 밖으로 이주했지만 집도 서울 외곽에 많이 지었다. 반면에 서울은 재건축이나 재개발의 부작용들이 빈발하면서 공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항상 개발이익 환수문제로, 또 지금은 개발이익 원천봉쇄로 특히 서울 강남일원의 재건축은 더욱 부진해 긴 시간동안 새로이 지은 고급아파트의 공급이 기대보다 적은 현실이다.

 

소득이 3만 달러에 달하면 소리 없이 대개 고급아파트 가격은 10억 원을 넘는 것들이 등장한다. 이것은 스웨덴 노르웨이 같은 복지국가에서도 고급 민간주택은 더 그렇다. 우리는 과거 6억 원에서 9억 원의 밴드에서 고가의 서울집값을 묶어 놓고, 강남7구를 번들(bundle)로 정해놓고 다루던 정치인들이 주로 참여해 다시 지금의 정부를 이끌고 있다. 관련 학자들도 같은 시각을 가진 학자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미 일부 부유층 동네의 고가아파트는 20억 원을 넘어 30억 원 이상을 향하고 있다. 이건 단순히 재건축의 꽃놀이패가 아니라 누구도 재단하기 어려운 민간이 법률의 테두리에서 주도하는 시장경제의 한 축이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정부가 이 국가적인 전대미문의 경제전쟁 모두(the beginning)에서 분양가상한제를 강행하려고 한다. 그 입장은 이해하지만, 가격을 직접 다루어서 시장 모두를 평정한 정부는 누구도 없다. 이건 투자분석가의 말에 귀를 기울려야 한다.

 

부유한 동네에 공급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기존 고가아파트의 가격이 희소성을 가지게 되고 특히 기존 부촌의 토지가격이 더 오르게 된다. 그들은 보유세를 내더라도 여유가 있어서 안 팔면 되지만, 그들은 그렇게 또 속으로 더 부유해진다. 이 하릴없는 역효과를 또 어찌할 건가.

 

내가 정부를 맡을 때만 가격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가격은 영원하다. 민간이 시장을 주도하는 한, 언제 다시 또 오를 가격은 반드시 오른다. 문제는 정부가 공급을 현명하게 이끌어서 적절히 사회적 공유인프라를 시대에 맞게 확보하면서도, 자연도 잘 회복하고 또 보존하면서도, 자본차익(capital gain)을 꾸준히 세금으로 균형 있게 환수하여 온 국민에게 잘 나누는 것이 정부 부동산 정책과 세정의 현명한 몫이다. 그리고 그 돈으로 살기 편리한 곳에 저렴한 사회주택의 공급을 꾸준히 확대하고, 또 장기적인 사회주택 공급재원을 충실히 구조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이미 세계적으로 1조(trillion)원이 넘는 부자가 수천 명이 넘고, 우리나라도 수십 명이나 있다. 우리나라의 총 금융자산이 1경(ten quadrillion)원을 넘은 지가 오래다. 이 모두 다 성공한 소수의 부자들이 주로 만드는 경이로운 수치들이다. 정부가 늘 상대해야 하는 민간경제의 상층부이다.

 

전쟁은 경제전쟁 일수록 돈이 더 들고, 시중에는 돈이 더 부족해지고, 그 고통은 다시 서민의 삶을 향하게 된다. 이미 우리 온 국민들이 역사적인 분통함을 기억하며 하나가 되어 불굴의 정신전력을 북돋아 싸우는 이 국면에서, 국토부는 다시 서울의 부유층과 중산층들이 있는 곳으로 화살을 돌려서 내부로 갈등과 전장을 확대하는 것은 정무 기술적으로도 현명치 못한 일이다.

 

정신이 깨어있는 애국심 강한 부유층과 중산층들과 후일 정부가 그들에게 공유이익으로 만들어진 국가의 배당이익 할당량을 놓고 터놓고 대화할 시점은 반드시 다시 꼭 온다. 온전한 진보정책을 개혁적인 지지자들에게 약속한 정부이지만, 이번엔 누란의 위기 앞에서 조국을 다 같이 끌어안고 있는 저 부유층과 저 중산층들과 저 시장을 좀 한번 믿어보자.

 

정부가 이 장면에서조차도 집권초기의 로드 맵대로 집값잡기에 진력하는 사회개혁에 더 힘을 가하면 아무리 좋은 뜻이라도 그 소이(a reason)가 진부해진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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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8/09 [07:32]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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