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엄길청 칼럼] 악재가 아니라 과제이다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9/08/07 [08:53]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투자분석가로서 시장에 돌연한 악재가 등장하면 참 난감해진다. 아무리 미래가 밝아도 당장의 저 공포와 두려움을 이길만한 투자자는 거의 없다. 당장 눈앞에서 신용잔고가 줄고 공매도가 늘어나고 예탁금이 줄어들고 주가가 기술적 마지노선을 깨면 그 누구도 흔들린다. 악재가 소문 없이 시장을 찾아오면 이렇게 무섭다.

2008년 미국증시가 아수라장이 되었다. 증시의 버팀목이던 글로벌 투자은행이 모두 나자빠지는데 어느 장사가 이걸 이기겠는가. 바로 그 때 오마하란 시골 마을의 현인(oracle) 워렌버핏은 바로 그 문제의 당사자이자 사단의 대표 주자인 골드만 삭스의 주식을 4조 원어치를 샀다. 그가 그 날 저녁 이런 말을 방송에 나와서 했다. “지금은 주식을 살 때”라고 했다.

 

누구든 주식은 오를 때 사려고 한다. 설령 지금 마구 내리고 있어도 곧 오를 것이니까 사는 것이다. 그런데 일생을 성공투자로 일관한 그가 누구도 주식을 사지 않고 내다파는 파국의 그날, 게다가 역사의 죄인으로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골드만 삭스의 주식을 마치 목숨을 걸듯이 샀다.

 

그는 주식을 오를 때만 사는 것이 아니라 주식을 사야 할 때면 사야한다고 배웠고 배운 대로 실행한 것이다. 그의 스승인 필립 피셔는 1950년 미국이 한국전에 참전한다고 온 나라가 걱정으로 떨고 공연히 두려워하던 그 때 주식을 샀다. 그리고 그는 그 주식 중 몇 개는 2005년 그가 임종을 앞두고 팔았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제자에게 남겼다. “네가 만일 좋은 마음으로 잘 산(sacred hold) 주식이 있다면 그것을 팔 기회를 평생 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주식은 차익(capital gain)이 아니라 보유수익(holding yield)이라고 했다”.

 

일본은 우리에게 약 5% 내외의 무역거래 비중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대외경제 의존도가 60% 내외이므로 이를 계산하면 일본으로 인해 우리경제가 전적으로 입을 수 있는 경제적 타격은 약 3% 정도이다. 시중의 통계발표를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신뢰수준 95%에 표준오차가 +/- 3이라는 말을 자주 본다. 어떤 결과가 그 수치대로 나올 가능성이 기대치의 상하 3정도의 오차가 나면서 전체로는 95%의 신뢰수준을 갖는다는 말이다. 한일 관계를 가지고 예를 들면 만일 우리가 갖는 미래의 경제안정도가 확률이 100이라면 5%의 불확실성이 있고, 기댓값이 100이라면 나쁠 경우  97정도의 오차로 빗대볼 수도 있다.

 

물론 엄연히 이런 통계와 대일 무역관계를 학술적으로 맞대어 정교히 비교할 일은 아니지만, 보통의 안목으로 대일 관계악화의 경제적 영향을 이런 식으로도 짐작해볼만한 일이다. 물론 우리가 특히 어려운 국민들이 더 힘들지 않도록 잘 이겨내야 하지만, 혹시 오늘의 우려가 더 나빠져도 한마디로 이런 일들은 살아가면서 일어날 수 있는 일 정도의 범주일 거란 얘기이다.

 

패스트 트랙(fast track)으로 우리 정치인들이 한바탕 소란을 피운 적이 있다. 패스트 트랙이란 흔히 정치인들이 여러 법안을 하나로 묶어 일괄하여 빨리 통과시키는 경우를 말하거나, 경제적으로 정부가 기업을 지원하는 방식을 특별히 신속히 지원하거나. 국제통상에서 미국의회가 정부에게 신속처리협상권을 주는 것을 말한다.

이제야 말로 패스트 트랙을 사용할 시기이다. 지금 이번 일은 누구보다 기업이 전적으로 나서서 해야 할 일이 많다. 우선 정부는 국회와 상의하여 임시투자세액공제조치를 다시 살려야 한다. 지금 대기업들의 투자여력은 상당히 있다. 어려운 실력 있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여유 있는 국민들과 금융권이 도와야 한다. 문제는 이것을 촉진하는 우호적인 환경이 중요하다. 그리고 투자비용의 고속상각에 대한 정책도 필요하다. 특정한 부문에서 시행되는 투자는 감가상각의 속도를 높이는 조치로서 투자촉진에 아주 효과적이다. 나아가 국민들의 담대한 협조 속에 법인세를 좀 내려야 한다.

 

내려가는 주가나 원화가치를 시장에서 당국이 직접 관리하려고 들면 오히려 시장의 글로벌한 투기세력들에게 당하고 필패한다. 우리는 이렇게 나라 여건을 구조적이고 활기찬 경제성장 기조로 만들면 된다. 해외 투자자금이 이러면 오히려 유입이 된다. 이러면 내부적으로 소비세 인상과 엔화절상의 부담을 가진 일본경제와는 그 결이 다른 우리 경제의 선순환 흐름이 된다. 만일 그것도 그동안 집권 이래 분배정의로 민간경제에 개혁의 날을 세우던 현 정부가 이런 정책을 편다면 그 반향은 가히 역사적인 리더십으로 평가받을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런 말을 했다. “the basis of a democratic state is liberty". 일본이 이웃을 향해 독을 던질 때 우리는 인류를 향해 꽃을 던져야 한다. 그 꽃은 바로 ”공동번영의 질서 있는 자유“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신념이다.

 

그러나 이런 엄중한 시기에 나라와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기업은 반드시 그 이익을 후일 우리가 다시 웃을 수 있을 때 따뜻하게 국민들과 잊지 말고 나누어야 한다. 우린 그럴 수 있다. 무엇보다 기반이 허약한 코스닥 시장에 대해 각별하게 투자자들이 조국의 미래를 보는 투자의 철학과 소신이 필요하다.

 

이번 일은 악재(problem)가 아니라 우리가 반드시 뛰어넘을 수 있는 과제(project)이다. 이런 고비에서 더 질서 있고 품격 있는 시장경제와 포용적 자유가 있는 복지사회의 균형 잡힌 모습을 우리 한국이 가다듬으면 된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트위터 페이스북 공감 네이버 블로그
기사입력: 2019/08/07 [08:53]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1/39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