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다칼럼 404>트럼프가 기획한 역사적 판문점 회동과 아쉬움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9/07/01 [11:49]

 

 

[한국인권신문=배재탁] 

6월 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3국 정상의 만남이 있었다.

좀 더 엄밀히 말하면 66년만에 판문점에서 북미정상 회동과 회담이 있었고, 우리나라는 자리를 마련해 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G20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에 왔다가 트위터 계정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에게 DMZ 만남을 전격 제안했고, 북한이 수용하면서 극적으로 만남이 이루어졌다. 그것도 2분정도 인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53분간 북미회담을 가졌다.

    

사전에 교감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직전 양국간 간단한 실무협의만 있었다.

그래서인지 3국 정상이 만나는 중요한 자리엔 3국의 정상과 통역 그리고 경호인력에 취재진까지 뒤엉켜, 필자의 경험으로 이렇게 이상한(?) 역사적 회동은 처음 본 것 같다. 이처럼 중요한 자리가 그토록 어수선하고 복잡했던 것은 사전에 철저한 준비가 없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세계가 주목할 만한 파격적인 회동의 배경엔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기획이 돋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는 오직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의 승리, 즉 ‘재선’에 있다. 지금 미국에선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한창이고 그 열기 또한 뜨겁다. 이럴 때 판문점 회동 같은 이슈가 생기면 당연히 관심을 자신에게 끌어올 수 있다.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트위터를 이용했고, 그 ‘묘수’가 먹히면서 극적인 효과를 보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후 기자들에게 ‘자신이 취임한 후 북한과의 관계가 좋아졌다’는 내용의 발언을 계속 쏟아낸 걸 보면 더욱 그렇다. 재선을 위해 북한을 이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충분히 던져볼만 한 카드였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도 ‘판문점 극적 회동카드’를 안 받을 이유가 없었다.

자신을 만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러 판문점까지 찾아왔다’는 식으로 선전할 수 있고, 그동안 막혀있던 북미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장면이 가감 없이 세계로 보도되므로 ‘미국 대통령과 맞먹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도 있다.

단지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선 단지 2분간 인사만 하고 간다는 건 체면이 서지 않으므로, 단독 회담을 통해 뭔가를 더 얻어가려 했을 것이다.

    

그동안 북미 정상 간 친서가 오고가면서 사전에 언지 정도는 있었을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급작스럽게 미국 대통령이 북한 땅을 밟고 3국정상이 만났다는 자체로도 충분히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다만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이 물론 자리를 깔아주고 북미회동을 성사시켜주고 회담장까지 마련해 줬지만, 북미 양국의 직접 소통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는 데 대해 아쉬움을 느낀다.

이번에 문 대통령이 ‘촉진자’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동안 북한 측이 비핵화협상에서 대한민국을 배제하려는 발언들을 해 온 걸 보면 북미 간 직접 대화를 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미 판문점 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역이 아닌 조역이었다는 데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살짝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한국인권신문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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