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다칼럼 403> 대한민국을 뒤흔든 ‘두 가지’ 엉덩이 사건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9/06/28 [11:32]

 

 

[한국인권신문=배재탁] 

대한체육회는 25일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남자 A(임효준)선수가 지난 17일 진천선수촌에서 진행된 실내 암벽 훈련 도중 여자 선수들이 보는 앞에서 남자 후배 B선수의 바지를 벗겼고, 이에 모멸감을 느낀 B선수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며 "선수촌은 쇼트트랙 대표팀의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해 남녀 선수 16명 전원을 25일부터 한 달간 선수촌에서 쫓아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음 날 26일 자유한국당은 중앙여성위원회 주최로 '2019 한국당 우먼 페스타 행사' 행사를 열었다. 2부에선 전국 14개 시·도당 당협위원회가 준비한 장기자랑이 있었는데, 일부 지역 여성 당원들이 노래를 부르다가 마지막에 무대를 등지고 돌아서서 바지를 벗었다. 속에 입은 바지에 '자유한국당 승리'라는 글자를 적은 옷차림으로 엉덩이춤을 춰, 정치권에 엄청난 파장이 일고 있다.

    

갑자기 대한민국이 잇따른 엉덩이 사건으로 큰 충격에 빠졌다.

위 두 사건의 공통점은 공인 또는 공적 기관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국가대표는 분명 공인이고, 자유한국당은 공적 기관이며 자유한국당의 공식 행사에서 벌어진 일이다.

둘 다 주최 측에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돌발 행동이었고, 가해자나 출연자들의 성인지 감수성에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두 사건 모두 목격한 사람 대부분 당시에 웃고 재미있어 했다는 점이다. 쇼트트랙 사건의 경우 여자 선수들까지 퇴촌시킨 걸 보면 추정이 가능하다.

    

차이점도 있다.

쇼트트랙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가해자가 일방적으로 엉덩이가 드러나도록 성추행을 했고, 피해자는 엄청난 수치심을 느꼈다. 그러나 한국당 사건은 당사자들의 의사에 따라 자발적으로 행한 퍼포먼스였고, 속바지에 글씨를 붙인 것이라 수치심은 커녕 스스로 웃으며 재미있어 했다.

 

어쨌든 두 사건 모두 참으로 유치한 생각과 행동에서 비롯되었다.

성인이면 자기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하며, 공인이나 공적기관이라면 최소한 자기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미리 생각을 해야 한다.

    

국격을 떨어트리고 참으로 부끄러운 두 가지 엉덩이 사건이다.

    

<한국인권신문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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