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다칼럼 378>봉준호 감독의 수상을 기뻐만 할 게 아니라...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9/05/27 [10:18]

 

 

[한국인권신문=배재탁]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25일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칸 영화제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이는 우리나라 영화계의 경사일 뿐만 아니라 온 국민의 기쁨이다. 필자 역시 영화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말 자랑스럽고, 마치 내가 축하받은 것처럼 가슴이 벅차다.

더구나 BTS 등 전세계에 K-POP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문화가 전 세계에서 찬사를 받는 데 대해 뿌듯하기 그지없다.

문재인 대통령도 "올해는 한국영화 100년을 맞는 뜻 깊은 해로, (중략) 한류 문화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의 한국예술을 곱씹어 보면 몇 가지 찜찜한 구석이 있다.

    

영화의 경우 1999년 ‘쉬리’가 당시 독특한 소재와 한국판 블록버스터로 공개되었는데, 당시로서는 620만 관객이란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면서 한국 영화 르네상스시대를 열었다. 그 후 1천만 관객 영화들이 줄을 이었으며 2014년 명량이 1,760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영화들은 엄청난 국내 관객 동원에도 불구하고, 해외 수출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기억이 없다. 한국영화들은 국내용 즉 ’우물 안 개구리’였다.

    

드라마의 경우는 국제적 경쟁력에 있어 영화보다 훨씬 우위에 있다.

2002~2003년 방송된 ‘겨울연가’는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와 함께 ‘욘사마’ 신드롬을 일으키며 10년 이상 그 파급효과가 있었다.

이어 2003~2004년 방송된 ‘대장금’은 전 세계에 공급되면서 국내 드라마 역사의 신기록을 세웠다. 2007년엔 이란에서 최고 시청률 86%를 기록하며 그 방송 시간대엔 거리에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2013년 스리랑카에선 99%라는 믿기 힘든 시청률을 기록했고, 지금까지도 유튜브 등을 통해 시청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2016년 ‘태양의 후예’ 이후 비슷비슷한 소재나 설정 등으로 최근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예전만 못한 상태다.

    

한편 문학부문은 매우 약하다.

최근 한강의 ‘채식주의자’, 정유정의 ‘종의 기원’, 김언수의 ‘설계자들’ 등이 해외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었지만, 다른 예술분야에 비해선 상당히 약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즉 한국 예술이 그동안 세계적으로 큰 발전을 이루긴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고, 어찌 보면 이제 시작이다.

이번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수상은 물론, 벌써 약 100개국에 수출 계약을 했다고 한다. 어떻게 그런 업적을 이루게 되었는지, 다른 예술계에서도 이를 주목해야 한다.

    

예술은 기술과 다르다.

기술은 흉내 내거나 투자한 만큼 따라잡을 수 있지만, 예술은 축적된 문화적 바탕 없이는 한순간에 발전하기 힘들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우리나라 예술인들의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인재 양성만이 한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번 봉준호 감독의 수상을 기뻐만 할 게 아니라 이번 수상을 계기로 국내 예술인들이 새롭게 스스로를 점검하며 발전시켜, 세계 예술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한국인권신문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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