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엄길청 칼럼]가치 확장의 고민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9/03/27 [09:45]

 

 

 

[한국인권신문= 엄길청]

투자가치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입장에서 점점 기업 활동과 투자의 범위를 다시 어떻게 확장해야 할지 생각이 많다. 이미 인간의 문명생활을 지원하는 생필품이나 의식주, 시설 등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보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특히 중국이 물건을 만들면서 더욱 일상재고가 늘어나 의류나 잡화는 이제 가격이 내려갈 일만 남았다.

 

기술을 이끄는 과학에서 생명기술 정보기술 등을 새로이 보내주고 있지만, 점점 커지는 통화량을 담아 둘 경제소재나 경제공간은 무한한 크기로 다가와야 한다. 한편에선 우주를 생각하는 기업인들도 있고, 정부운영자들은 아예 기본소득으로 국민을 돌보자는 구상도 한다, 대기 중의 먼지도 미세하게 관리하자고 하면 이것도 새로운 경제공간이다. 요즘 마이크로바이옴처럼 유전자도 미생물 차원으로 세분화 하자고 하니 역시 경제공간의 가치로는 확장성이 크다. 이제 우리경제는 그 단위를 조(trillion)에서 경(10quadrillion)으로 올려서 쓰고 있는데 금융자산 총액이 이미 1경원을 넘는다.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취급하면서 매출단위가 조 단위로 올라와서 이제 미래의 기업가치는 1,000조 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그럼 삼성그룹은 반도체사업 그 다음은 무슨 사업을 해야 다시 매출규모를 경으로 가져 갈 수 있을까? 한참 이런 생각을 하고 있으면 1,500원 정도하는 서울의 버스비가 얼마나 하찮은 돈인지를 알게 된다. 직장인 수중에 있는 한 달의 수십만 원의 용돈들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 것인지도 잘 알게 된다.  이제 선진국 소비자들의 인간의 소비욕구도 그 정점을 향해가는 느낌이다. 점점 재료소비와 기능소비가 채워지면서 이제는 개념소비로 넘어가는 형국이다.

 

개념소비란 한마디로 소비자의 철학적 소감과 소회, 소견 등을 관점으로 한다. 근사한 느낌, 괜찮은 기분, 좋은 마음, 희망적인 인식 등을 개념화한 상태를 말하며, 이는 곧 미학적 소비(aesthetic consume)란 차원으로 이해될 수 있다.

 

미학이란 단어는 그간의 실용적인 우리사회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 단어이다. 굳이 좀 안다고 하면 서울대학교 인문계열에 미학과란 전공이 있는 것을 아는 사람 정도이다. 몇 사람의 대중인기인들이 그 학과를 나와 조금 더 인식을 돕기도 한다. 작고한 배우 이낙훈선생, 현역 배우 이순재선생, 아침이슬을 작곡한 김민기선생이 미학과 출신이고, 대중논객인 진중권씨과 그의 맞수 변희재씨, 방탄소년단을 월드스타로 만든 방시혁대표 등이 미학과를 나온 인지도를 가진 사람들이다. 모두 개인적인 자질과 노력으로 성장하고 성공한 분들이지만 혹시나 대학에서 미학을 공부한 것이 바탕이 되어 점점 개념화 하는 오늘날에 대중 인기인으로 사회생활을 하는데 조금 힘이 되진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도 갖게 된다.

 

컬럼비아대학의 벤 슈미트(Bern Schmitt)와 조지타운대학의 알렉스 시몬슨(Alex Simonson)은 그들의 저서에서 “미학적 마케팅”이란 개념을 소개한 사람들이다. 그들의 저서는 소비자의 가치를 미학적 차원으로 상승시켜야 이제는 소비자가 움직인다는 것을 설명한 책이다.

얼마 전에 특별한 과자 한 상자를 선물 받았다. 크라운해태의 윤영달회장이 보내준 작은 과자선물인데 명화가 그려진 작은 케이크를 시제품으로 만들어서 지인들에게 돌린 것이다. 아마도 곧 시중에 이런 과자를 만들어 팔아보고 싶은 마음을 알 수 있는 그런 선물이었다. 한동안 먹지 못하고 정말 아껴서 귀하게 그리고 맛있게 먹었다.

 

서울 단국대학교 자리에 만든 더 힐이란 아파트가 아주 비싸다. 언덕바지에 낮은 층수로 지어진 아파트인데도 수십억 원을 호가하는 초고가 아파트이다. 바로 남산자락에서 한강을 굽어보며 자리한 대체불가의 미학적 장소의 탓이다. 실은 근처 3호터널 입구의 남산자락에 지어진 조금 오래된 대림아파트 자리도 그런 가치가 엿보이는 작은 단지이다. 남산으로 인해 고도제한이 있다고 그 자리를 평가절하하면 시대를 잘 모르는 소리다. 서울 압구정 일대의 아파트들이 오래된 건물인데도 평당 수천만 원을 호가한다. 장차 초고층의 기대가 있기도 하겠지만, 그 자리도 대체불가의 한강변에 있는 자연 미학적인 명당이다. 조선시대의 세도가인 한명회의 정자가 있던 자리라 해서 그의 당호를 따서 압구정이라 하지 않던가.

 

롯데의 신 격호회장은 잠실의 석촌호수 가에 100층을 지었다. 그 자리는 과거 유명한 조선팔도의 풍물 집산지인 송파장터자리이다. 사방을 둘러보면 아차산과 남한산성이 곁을 지키고 있으며 한강과 석촌호수가 감싸고도는 미학적 전경의 자리이다. 서대문 로터리에 최근 준공한 뉴 타운 아파트는 슬금슬금 값이 오른다. 처음에는 도시재개발 정도로 이해하던 자리가 점점 동서의 고전문화의 명당으로 평가받고 있는 곳이다. 돈의문이라는 관문의 자리에다 경희궁의 담을 끼고 있으며 안산과 인왕산의 흐름이 닿고 서양문화가 처음 선보인 정동길이 이어져 있는 미학적 장소이다. 이런 것을 미학적 가치 확장이라고 한다, 아마도 머지않아 홍릉이 그런 소식이 들릴지도 모른다. 그곳은 원래 산림청 임업시험장가 있던 자연명소로서 과학원(KAIST)이 시작한 곳이며 KDI가 있던 지성의 명당이다. 근처에 고종의 왕비릉이 있고 세종대왕 기념관이 있고 조선시대 장안의 명소인 경동약전시가 근처에 있다. 그리고 서울바이오 허브가 들어가 있으며, 곧 과학기술자들이 다시 돌아와 홍릉 벤처단지가 조성된다. 눈여겨 볼 새로운 서울의 미학적 장소이다.

 

기업들이 현금을 내부에 가지고 있으면서 투자하지 않는다고 정부가 세금을 매기는 요즘이다. 정말 이전 같으면 꿈같은 얘기이지만 기업들은 그럴 정도로 멀리보고 돈을 투자할 곳을 찾기 힘들어 한다. 결국 새로운 소비자의 개념적 가치 확장이 나타나야 한다. 아마도 중국이 일정하게 중저가품의 공급을 줄이고 나면 곳곳에서 미학적 가치가 담긴 중고가의 제품들이 고개를 들며 경제규모는 다시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럴 즈음이면 현대자동차도 아주 비싼 차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화제가 된 부카티란 스포츠카는 30억원을 호가한다. 대표적인 미학상품이다, 그러나 이제 골프는 미학스포츠 자리에서 내려오는 모습이다. 아마도 동네로 파고든 스크린 골프 때문이리라.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트위터 페이스북 공감 네이버 블로그
기사입력: 2019/03/27 [09:45]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1/39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