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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 창경원 만들기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9/03/19 [09:45]

 

 

    

[한국인권신문=엄길청] 

어린 시절에 서울의 창경원으로 구경을 갔다가 동네 친구를 잃어버린 적이 있다. 그 때는 봄, 가을로 창경원을 보기 위해 경향각지에서 여행객들이 넘쳐나 곧잘 창경원에서 어린아이를 놓치는 일이 흔했고, 곳곳에 미아보호센터가 설치되곤 했다.

 

그러나 여기서의 창경원은 그 때의 유원지인 비원 옆의 창경원이 아니라 필자가 다른 의미로 붙여본 신조어이다. (창)조 (경)제 (원)인(creative economic ape-man)을 그렇게 한번 떼어 붙여본 것이다. 서울대 공대 유기윤교수는 머지않아 인공지능의 권력에 의해 0.003%의 사람들만이 세상 경제사를 독점하고 나머지 99.997%는 그저 그런 보통의 프레카리아트(precariat) 신세가 될 수 있다고 연구한바 있다. 프레카리아트는 불안정한(precarious) 노동자(proletariat)의 합성어이다, 0.003%라면 인구 3만 명의 1명꼴이니까 시골 작은 군의 군수정도가 되어야 그나마 존재감이 있지 않을 까 싶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저명한 역사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이스라엘의 유발 하라리는 어쩌면 장차 호모 사피언스는 언젠가 멸종 할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럽게 그의 저서에서 엄중하게 내다하고 있다. 정말 하루가 다르게 다양한 심상치 않은 일들이 요즘 우리 인류 앞에 다가오고 있다.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경제의 현상적 양태도 그런 복잡성을 지니고 있다. 지금의 정부가 맡은 이후 국가단위의 경제운용은 실적으로만 보면 수출이 최고실적을 거두고, 수출시장이 다변화되고 있으며, 지식기반의 신상품 수출도 아주 견고한 실력을 보여 왔다. 게다가 무역수지는 100개월 이상 연속 흑자이며, 외환보유고도 사상 최고치이고, 세수도 계획보다 몇 년째 초과세수를 이어오고 있다. 국내물가도 안정적이며, 대미환율도 적절하고, 기업들의 R&D 투자는 선진국 최고수준으로 보이고 있다. 정부 당국자 중에서는 이런 국가차원의 통계만 보면 현재 나라경제는 크게 어렵지 않다고 말할 수도 있을 법한 통계들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겪고 있는 민생경제를 좌우하는 실업률이나 자영업의 경영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아 오고 있다. 이런 시기에 대통령은 핵심지지층 유권자들과 약속한 최저임금제를 임기 초부터 강도 높게 시행하고, 직장의 근무시간 단축을 강제하는 정책 역시 직진으로 시행하여 뜻밖의 많은 국민적인 반발을 사기도 하였다. 오히려 취임이후 가장 낮은 계층에선 소득이 크게 줄어드는 역효과도 드러나 정부도 상당히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바로 이러한 국가경제와 국민생활과 엇박자의 배후에는 앞서 얘기한 우리경제가 점점 창조경제원인들의 주도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이다.

 

종종 기회가 되어 과거 삼성반도체 신화의 주인공이었던 진대제 전 정통부장관을 보는 자리가 있다. 그런데 진 전장관이 늘 하는 얘기가 정부가 근무시간을 줄이는 것은 좋은데, 일방적으로 하지 말고 좀 핫(hot)한 일자리 분야에는 예외로 해달라는 것이다. 예컨대 정보통신이나 인공지능, 로봇, 바이오 등 신기술 분야는 창조적인 지식개발 인력이 대부분인데 자꾸 정규직장 일자리 기준으로 그들의 자발적인 근무시간을 나라에서 통일하여 강제하면 도무지 신지식사업의 아이디어개발이나 기술개발업무가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도 나라에서 정한 일정한 범위의 전략적 기술개발 분야 종사자는 전체적인 근로시간 규정에서 예외조항이 있기는 하다,

 

이렇듯  지금 경제는 고실업이 만연하는 이 어려운 시기에 정작 누구는 시간이 모자라 일을 더하기 어렵다는 분야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지금 이런 분야에는 막대한 개발자금이 계속 들어가 지금 우리나라 R&D 투자는 GDP 대비 4%가 넘어 이스라엘 다음으로 세계 2위이다. 또 그 결과로 지금 우리 수출구조는 점점 선진 첨단지식기술로 확산되고 있어 수출상품 다변화의 실적도 아주 양호하다.

 

지금은 바이오헬스산업이 상당한 내공을 가지고 있지만, 2000년에 마크로젠이란 바이오벤처기업이 처음 상장할 때만해도 불모지와 같았다. 당시에는 생소한 유전자순서분석정보(DNA sequence)를 사업으로 가지고 등장한 마크로젠은 서울대 서정선교수가 창업한 벤처기업이다, 이제 상장 20년이 넘어서자 매출도 1,000억대를 넘나드는 규모로 발전했는데, 상당한 기간 동안 연구기업의 특성상 매출이 아주 미미했다. 그러나 이 기업의 등장으로 관련분야에는 여러 후발기업들이 나타나 같이 활동을 하고 있다.

 

창경원 같이 새로운 산업인력을 육성하는 기업들은 대학에서 나온 교수들이 만든 경우가 눈에 띤다. 바이오헬스 분야에서만 봐도 비피스, 강스템바이오텍, 툴젠, 셀리드, 바이로메드 등이 그 예이다, 이 기업들은 대부분 학교에 주식을 기부하여 마크로젠만 해도 서울대에 10만주의 주식을 기부해 서울대발전기금에서 가지고 있다. 서울대는 지금 바이오분야의 교수들이 관련된 바이오헬스 기업이 기부한 주식만 해도 상당한 액수라고 알려져 있다.

 

이른바 새로운 기업을 만들고 여기 참여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나가는 “창경원 만들기”는 세상의 안전에 관심이 크고, 사람의 건강에 관심이 크고, 사람들의 목적 있는  삶의 환경을 돕는 일에 관심이 크고, 사람사이에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데 관심이 크고, 사람들의 풍부한 재정 증진에 관심이 큰 지식창업자들의 작품이다.

 

얼마 전 발표된 세계의 조 단위 부자의 수는 2천여 명으로 나왔고, 우리나라도 40명이 들어있었다, 이들이 주로 인간의 미래사회에 여러 가지로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는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에 순 자산이 500억 원이 넘는 사람들도 2천600여명에 이른다, 이런 사람들 중에서도 50% 정도가 기업을 통해 부를 이룬 사람들이다. 

 

세계적으로 10억 원 정도의 개인 순 자산을 가진 사람들이면 1%에 들어간다. 미국은 900만 명 정도가 있고, 중국이 400만 명 정도, 우리나라가 100만 명 가까이 있다. 그런데 영국의 조사에 의하면 10억 원을 가진 사람들은 마음이 편해지면서 행복감을 느끼게 되어 힐링이나 웰빙에 관심이 증가하면서 그만큼 삶의 치열함이 낮아질 수 있다 것이다. 덴마크 같은 나라는 이런 현상을 휘게스런 삶이라고 하여 그들만의 문화적 자긍심을 갖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는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새로이 원하고 필요한 새로운 것을 만들어 그들을 대상으로 큰 부(wealth)를 삽시간에 이룬다. 진정한 소비는 그 힘이 그 사람의 새로운 생산력으로 이어질 때 가치가 발생하는데, 자칫 개인의 짧은 감회나 단기적인 소감으로 끝나면 그 소비는 사회적 소모로 비쳐질 수 있다. 덴마크에서 설립한  레고장난감이 이제는 다른 나라 전자게임과 손을 잡으려 한다. 긴 세월을 서로 협력하여 공작(arts and crafts)하던 사회가 서서히 취향적인 공감(sympathy)하는 사회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 사회적 소모가 감성소비란 이름으로 소리 없이 저변을 넓히고 있을 터이다. 예를 든다면 요즘 도를 좀 넘은 것으로 보이는 소위 먹방, 노래경연, 낚시방송, 자연 속의 사람들, 연예인 신변방송 같은 가십이나 흥미위주의 사회분위기들이 그것이다. 누구는 새로운 시대의 새벽을 깨우는데, 누구는 일상의 재미에 빠져 새벽까지도 잠을 못 이룬다.

 

뭐든지 적당히 해야지 도를 넘으면 역기능이 된다. 젊은이에게 공부는 체력을 소비하게 한다면, 나이든 사람에게 쾌락은 체력을 소모하게 하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청년일수록 내가 나를 야무지게 지킬 때인 것 같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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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3/19 [09:45]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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