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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 저금리와 특별한 물가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9/02/22 [10:48]

 

 

[한국인권신문=엄길청]

돈으로 물건을 사거나 돈으로 투자를 하면 금리는 늘 돈의 수요신장으로 인해 양의 값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이 국가가 보장하는 기본생활권으로 살아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대통령은 2022년이면 우리 국민 누구나 기본적인 경제생활은 걱정 없이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인 사회소득분배의 준비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기본적인 교육, 안전, 환경, 건강, 소득, 주택을 나라가 알아서 제공해 준다는 말과도 같다.

 

오늘의 문명사회에서 개인들의 가장 강력한 일상의 도전과 삶의 노력의 동기는 바로 자신과 가족의 안위와 생존을 위한 마음가짐이다. 특히 나이가 들면 이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장기저축을 통한 연금지금이나 장기보유자산의 취득을 통한 배당이나 이자, 임대료 등의 수입을 미래 소비에 맞추어 구조화해 놓으려 한다. 시중에서 흔히 보게 되는 “빌딩주인에 대한 로망”이 대체로 그런 사회를 대변해 왔다.

 

이런 준비의 근간의 되는 경제행동 지침에는 항상 금리와 물가의 움직임이 있다. 그런데 대통령으로부터 머지않아 기본권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면 적지 않은 국민들 사이에서 미래의 소비를 위해 일어나는 오늘의 소득이나 일자리에 대한 열망이 많이 낮아지게 된다. 만일 이런 일이 미구에 닥친다면 이미 사람들의 마음속에 장기자금의 수요나 장기자산 구축의 계획도 서서히 가라앉게 될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삶의 걱정을 덜어주는 한편 돈에 대한 관심도 낮추려는 의도가 담긴 정책카드를 내민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간이 갈수록 전반적으로 돈에 대한 가치관이 달라지거나 사회적 관심이 많이 낮아지는 현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덴마크의 휘게 문화 같은 북유럽의 나라들에서 나타나는 자유분방한 생활 자세나 느리게 사는 일상의 태도 등은 이런 사회배경을 가지고 있다. 이런 나라는 아주 소수의 기업들이 경제활동을 대표하며 나머지 국민들은 국가의 지원을 바탕으로 소소하고 가벼운 삶을 살아간다.

 

따라서 향후 이런 정책의 기조가 유지된다면 우리의 금리나 물가는 그런 배경 아래에서는 크게 상승 압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유럽의 복지국가들이 대체로 금리가 낮거나, 주거비가 소득에 비해 저렴한 것에서 찾아 볼 수 있고, 아예 스웨덴처럼 금리가 마이너스인 것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이런 나라에 가면 주택가격이 저렴한 것이 아니라 서민들의 주택 이용료가 아주 저렴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주택이 사적 소유시장과 공적 이용시장으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우리도 이제 점점 모든 면에서 일상의 소비행동이 소유와 이용의 세계로 갈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자동차가 공동이용체제로 가면서 점점 중 소형차들은 구매에서 이용의 경제체제가 달라질 것이고, 반면에 사유시장의 자동차는 아예 수제품의 초고가의 프리미엄 시장으로 구분될 것이다. 이는 미국의 저렴한 주립대학과 고가의 사립대학의 등록금 차이에서도 여실히 보게 된다.

 

금리와 물가의 안정에는 이처럼 정부의 개입과 통제가 시작되는 현상을 우리 경제체제의 사회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미국에서도 민주적 사회주의자가 의회에 진출한 상황이고 보면 우리가 그리 길지 않은 자유 시장경제에서 점진적으로 포용적 시장경제로 변화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실상은 그게 다가 아닐 것이다. 가격인상은 항상 품질향상을 동반하게 된다. 따라서 가격을 일정하게 안정시키려고 하면 공급의 표준을 평등한 지속가능성에 두고 사회적 저렴성을 찾아가게 된다. 싱가포르에는 HDB라는 사회주택에서 대부분의 국민들이 살아간다. 그 단지가 위치한 장소는 대중교통이 편리한 곳에 공립학교가 많은 곳에 배치한다. 그러나 단지의 주거서비스는 아주 간결하다. 심지어 단지 내에 주차장도 민간아파트에 비해 아주 적고 주택의 실내 공간도 대체로 특별한 인테리어가 없다.

 

하지만 더운 나라라 싱가포르 민간콘도들은 대체로 수영장과 헬스클럽 등이 있고, 풍성한 조경을 유지하고 있으며, 보안요원이 지키고 있어서 아주 안전하다. 그러나 공공주택은 자유롭게 외부로 통로가 열려있고, 수영장이나 헬스클럽이 없다. 고층아파트이지만 빨래도 베란다가 없어서 창문을 열고 외부로 나무를 걸치고 말린다.

 

평등의 프레임은 개인간의 삶의 차이의 가치를 완화시키는 반작용이 있다. 이렇게 차별화와 고객가치를 중심으로 발전하는 현대 시장경제의 지향 점과, 누구에게나 열린 저렴한 공공서비스의 확대는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특정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고유한 소비와 소유의 투자의 욕구가 다시 일어나게 된다. 따라서 정부가 주도하는 사회소득으로 인해 금리는 내려가도 다시 언젠가 희소하고 귀중한 특별한 물가는 언제나 오를 수 있는 배경이 바로 이것이다.

 

역설로 보자면 이런 때 프리미엄 소비자를 겨냥한 럭셔리 사업을 시작하면 어떨까. 이런 사업의 1차적 기회비용은 우선이 금리이지만 점점 금리가 오르기 어렵다고 한다면 특별한 소비자를 위한 창조적인 희소가치의 아이디어만 있다면 사업하기는 좋은 형편이다.

 

지금 부동산 시장의 숨은 그림이 바로 이런 점이다. 정부가 여러 채의 집을 규제하고 있고, 시중 금리는 낮은 가운데, 중소기업 중심의 기업 활동도 점점 위축이 되어가는 현실에서 일부 사업가 출신의 부유층들이 고가의 고급주택을 희망할 가능성이 있다. 이미 20-30억원대의 서울 아파트가격이 드러나고 있지만, 머지않아 50억 원을 넘을 초고가 아파트들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참고로 뉴욕 맨해튼의 고가 아파트는 1,000억 원을 넘고 있으며, 런던, 도쿄, 파리, 싱가포르는 수백억 원대의 아파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금 단기수익 목적의 매수자들의 급매물들이 나와서 서울부동산 시장의 하락세를 보여주지만 전체 그럼의 숨은 그림에는 초고가의 럭셔리 주택이 소리 없이 공급될 개연성을 암시하고 있다.  실제로 코펜하겐, 스톡홀름, 오슬로, 헬싱키의 사회주택 이용료는 저렴하지만 부유층의 민간주택 매매가격은 아주 비싸다. 이럴 때 사회주택은 편안한 자유재가 되지만, 일부 부유층의 주택은 정부의 통제를 벗어나는 희소재로 변하게 된다.

 

세상에는 자유재가 넘치면 반드시 희소재가 등장한다. 작금에 펼치는  대통령의 사회적 민주주의(social democracy) 가치의 실천과정에서 꼭 알아야만 할 세상의 다면성이다. 요즘 미국이 다시 금리를 내릴 수 있다고 하니 경기침체에도 금(Gold)의 국제시세가 오르는 것도 글로벌부유층의 특별한 물가현상의 하나로 보인다. 이를 어찌 막겠는가.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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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2/22 [10:48]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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