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는다칼럼 306>반발과 실망의, 쓸데없는 “소신 발언”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9/02/15 [10:12]

 

 

[한국인권신문=배재탁]

<소신 발언 1>

    

문의상 국회의장은 지난 8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아키히토 일왕에 대해 "전쟁 범죄 주범의 아들(the son of the main culprit of war crimes)"이라며 "만약 그런 사람이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정말 미안하다고 사죄한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일본 고노 외무상과 아베 총리까지 문 의장의 사죄를 요구하고 나섰다. 문 의장은 "내가 한 말은 평소 지론이며 10년 전부터 말해온 것"이라며 사죄할 사안이 아니라고 본인의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최근 초계기 사건 등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문제 삼아 자신들의 지지율을 올리려 하고 있고, 일본 내 한국에 대한 여론이 대단히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그런 발언을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안중근 의사나 윤봉길 의사처럼 어떤 결과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실익도 없이 “소신 발언”을 마구 하는 것은 외교를 모르는 아마추어다.

    

<소신 발언 2>

    

14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가 있었다.

방기홍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장은 “다 죽게 생겼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해 달라“고 요구했고,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부담된다는 호소를 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미안하다”며,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은... (중략) 길게 보면 결국은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야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혹시 대통령을 만나면 뭔가 희망이 생길까 기대했던 자영업·소상공인들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지금 당장 굶어 죽게 생겼는데, 추상적인 대책과 답변과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야한다는 대통령의 발언 때문이다. 누가 봐도 최저임금 문제가 나올 것을 예측했을텐데, 대통령이 하나도 바뀐 게 없는 “소신 발언”을 할 것 같았으면 그런 자리를 굳이 마련할 필요가 없었다. 차라리 입 다물고 듣기만 한 것보다 훨씬 못했다.

    

“소신 발언”이란 좋을 수 있지만, 대통령이나 국회의장 정도의 인사라면 본인의 발언에 신중하고 특히 듣는 사람 입장에서 배려하며 정치적으로도 생각해야 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실익 없는 아마추어적 “소신 발언”에 참으로 답답할 따름이다.

    

<한국인권신문 편집국장 배재탁 ybjy0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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