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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길청 칼럼] 비체계적 경영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9/01/31 [09:26]

 

 

[한국인권신문=엄길청]

캐나다 소년 바쿠시는 올해 15살이다. 그는 획일화된 교육이 싫다고 현재 학교에는 다니지 않지만, 이미 5살에 프로그래밍을 깨우치고, 9살에 스마트 폰 앱을 개발했으며, 11살에 IBM의 인공지능 왓슨의 개발에 참여한 소년이다. 지금은 자신의 집 지하실에 있는 연구실에서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교육이 가능한 인공지능시스템을 개발하여 운용중인데, 현재 30십만 명이상이 그의 강의를 듣고 있다.

이제 앞선 사람들은 제도권 교육이나 조직체계나 단체의 파워나 경험자의 도움이 없어도 자신의 고유하고 진정한 실력을 발휘하고 그것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자신이 꿈꾸며 주도하는 삶을 살아가려고 도전할 수 있는 세상을 혼자 힘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삼성의 이 재용부회장이 대통령이 초청한 자리에서 요즘 반도체 경기의 어려움을 묻는 대통령의 질문에 대해 이제야 말로 우리 삼성의 진정한 실력이 나올 거라고 답했다. 이 얘기를 옆에서 들은 SK하이닉스의 최 태원회장은 반도체 수요는 있는데 판매단가가 내려가는 게 문제라고 했다. 사실상 글로벌 반도체시장이 가격경쟁과 점유율 경쟁에 들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반도체는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주가지수가 상반기에는 정점을 유지했고, 하반기에는 줄곧 조정을 받아 현재는 20% 가까이 내려와 있다. 그러는 동안 반도체가격이 내려왔고, 후발업체들은 적극적인 증설을 했다.

 

지난해 투자규모를 보면 삼성전자는 전년보다 다소 줄였는데 2위인 SK하이닉스와 3위인 마이크론은 전년보다 더 투자규모를 늘렸다.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삼성이 44%, SK하이닉스가 29%, 마이크론이 23%이다. 아마도 2,3위의 두 회사는 아직도 삼성을 따라오는 중이고, 삼성은 전체시장의 축소를 염두에 두고 후발주자를 따돌리려는 궁리에 돌입한 느낌이다.

 

여기서 진정한 실력을 발휘하려면 삼성은 두 가지의 전략이 가능해야 한다. 하나는 D램의 가격하락 시장을 주도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더 높여야 하고, 또 하나는 새로운 신제품으로 서서히 매출주력을 교체해 나가야 한다. 1위로서 2,3위와 단순한 치킨게임이 아니라 반도체기술 리더로서의 진화하는 속도와 광대한 역량이 곧 진정한 삼성의 고유 실력이다.

 

우리는 지금 반도체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소프트 방식의 총체적인 상품진화를 경험하고 있다. 그런 세상을 이끄는 반도체 회사들이 자신들의 시장수요 감소나 판매가격 하락을 자율적으로 먼저 읽어내고 스스로 대응할 수 있는 개별적인 극복역량은 충분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 이 세 회사는 중국을 포함한 다른 개도국이나 후발국가의 도전을 초기단계에서 물리치기 위해 한편으로는 또 보이지 않는 공조의 실력도 발휘하고 있을 터이다. 그러나 이후의 다음 차세대 주력상품을 발매하는 일은 순전히 각사의 개별적인 전략의 구상이자 개발 실력이다.

 

삼성의 이 재용부회장은 자신의 진정한 실력에 대해서도 국민들에게 무척 보여주고 싶은 사람일 게다. 온 국민이 가장 관심이 큰 삼성을 운영하면서. 조부가 창업한 회사를 아버지가 병상에 있는 상황에서, 더욱이 국가의 미래가 달린 현재의 국면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는 정말의 그의 고유한 실력이 아닐 수 없다. 자신의 경영승계를 중심으로 중대한 논란의 사안이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 건의 문제는 삼성이란 거대조직과 아버지 참모들의 오랜 준비가 해낸 일이지만, 이제부터 시작된 글로벌 시장의 반도체의 대대적인 진화과정은 오롯이 그의 손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마치 캐나다의 지하방 연구실 소년처럼 누구의 스승도 없이 어떤 교과서도 없이 미래를 혼자 열어나가는 초월적 힘과 신비한 실력을 세상에 보여주어야 한다.       

 

1968년생은 그는 이제 50대 초반이다. 훗날 그의 경영자 역사로 남을 일들이 지금부터 더 큰  결실을 보이면서 또 국민들의 기대에도 부응해야 하는 책임이 그의 어깨에 놓여있다. 그런 그가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번 회사방문을 초청했다. 대통령은 국가를 위한 투자와 국민을 위한 고용의 부탁을 담아서 방문약속을 화답했고, 그는 4만 명의 일자리 창출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이 재용의 반도체경영 실력이 실수 없이 발휘되려면 일단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일 것이고, 그것이 맞는다면 삼성은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올해 매출과 이익이 증가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신기술제품을 내어 놓을 것이다.

 

투자시장에서 다루는 말 중에 비체계적 위험(nonsystematic risk)이란 말이 있다. 투자시장 전체의 동향과 다르게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경영활동의 정도를 여러 가지로 측정해 체계적인 위험(systematic risk)과 구분하는 말인데, 흔히 개별 기업의 고유한 경영위험이라고도 한다. 흔히 보글 같은 투자자는 이런 개별위험이 낮은 지수동행적인 주식을 찾아내어 인덱스펀드 같은 시장평균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는 견해를 내기도 한다. 그만큼 수고가 들어가고 투자위험이 따른다는 말이다.

 

앞에서 소개한 캐나다 소년이나 이재용부회장은 각기 비체계적인 인생경영, 기업경영을 시도하고 있다. 투자전문가로서 비체계적인 경영을 하는 기업을 전적으로 개인의 노력과 도전으로 발굴해 초과수익을 올린 대표적인 인물은 전설의 펀드 매니저인 피터 린치이다.

 

한국에는 오랜 기념품 같고 애물단지 같은 대기업들이 있다. 하나는 종합무역상사이고, 하나는 종합건설회사이다. 사실 이들은 1980년대 까지는 우리나라 경제를 앞에서 끌던 대표적인 체계적인 경영기업들이었다, 그러나 그 후로 점점 시간이 가면서 그들만의 고유한 상황에 빠져 거대한 몸집을 가누지 못하고 그야말로 비체계적인 경영의 난국에 장기간 들어가 있다.

 

그들이 지금껏 해온 일이라면 오로지 경영정상화 내지는 내실경영, 그리고 신사업 개발과 수익성 제고일 것이다. 한 때 최고의 인재를 모아서 많은 자본을 가지고 세계를 누비던 그들의 문제는 바로 거대한 조직과 복잡한 사업을 오프라인에서 동시다발로 진행하는 것으로 인한 오버헤드코스트가 많이 드는 문제였다. 지금처럼 인터넷플랫폼 시대라면 그들의 사업아이디어는 가장 성공했을 기업들인데 그 무대가 오프라인이어서 생긴 불행이다. 그들이 만일 그 당시에 인터넷플랫폼 생각을 했다면 그 때의 인재 풀이나 그 당시의 자금능력으로 보아 오늘의 네이버를 충분히 능가할 수준들이었다.

 

아무튼 그들은 이후 30년이 넘도록 한국경제와 동떨어진 삶을 살아오고 있다. 그동안 그룹 주력기업에서 그룹 변방으로 내몰리고 많은 사업체들은 사라져갔다. 그런 기업들이 오랫동안 해온 일이 바로 비체계적인 경영이다. 그들이 그런 경영에서 성과를 낸다면 지금쯤은 중시에 소식을 주어야 한다. 삼성물산은 바로 그룹 내 상사와 건설 두 기업이 합친 융합기업이고, SK네트웍스(주식회사 선경)나 코오롱글로벌(코오롱상사+코오롱종합건설)도 유사한 경우이다. GS건설(럭키개발)은 원래의 LG그룹과 분리해 경영하고 있다, 이런 다양한 모습들이 비체계적인 경영의 과정들이고 고생해온 흔적이다. 2019년은 이런 기업들의 비체계적인 경영호전 소식을 기다릴만한 시점이다. 그리고 아마도 이제부터 글로벌 반도체기업들도 서서히 장기동반 호황에서 비체계적인 경영을 통해 각자의 고유한 역량을 진정한 경영실적으로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엄 길청(글로벌캐피탈리스트/글로벌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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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01/31 [09:26]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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