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 칼럼] 도시건설 투자를 늘려야 할 때

한국인권신문 | 입력 : 2018/11/07 [09:10]

 

 

[한국인권신문=엄길청]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있듯이 지난 날 오랫동안 우리의 수출은 사실 규모는 잘 자라왔지만, 오랫동안 수입이 수출을 능가하여 무역수지가 좀처럼 흑자를 내질 못했다. 특히 원자재의 수입이 많은 가공무역을 주로 하는 수준이어서 국제시장에서 원자재가격만 오르면 그 인상요인을 상품가격에 전가하지 못하고 인건비절감이나 금융비용의 증가로 넘어가는 악순환을 정말 오랫동안 경험했다.

 

그럴 때 마다 언제나 소리 없이 무역흑자를 내고 잘 지내는 일본이 참으로 부러웠다, 당시 일본의 기업들은 일정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으니 아무리 어려워도 일본제품을 사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늘 점유율이 높은 글로벌 기업을 가져보는 것이 경영전문가로서 소원이었다.

 

국가에서도 수출원가가 오르면 수출가격을 낮추기 위해 항상 원화절하 요인을 만들어 통화약세를 유도하다 보니 늘 국내의 경제생활은 인플레에 시달여야 했다. 자동차 같은 경우는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내수용 찻값이 터무니없이 비싼 노릇을 국민들이 오랫동안 감수해야 했다.

 

그런가 하면 새로운 신기술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기업의 지식과 전문성 현실 때문에 어느 품목이든 조그만 공급이 늘면 수출경쟁이 격화되는 아주 좁은 운신 속에서 생산을 했다.

시장구조 역시 최대수출국인 미국 등의 특정지역을 제외하면 시장을 다변화지 못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일이 항상 국가적 과제가 되어왔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엄청나게 다르다. 우선 우리나라는 전 세계가 극심한 경제위기에 처한 지난 10년 동안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기계 등의 주요제품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점유율을 늘리며 원가관리를 잘하여 엄청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이런 흑자추세는 지금 글로벌 요인으로 완만하게 경제성장률이 내려가고 있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KDI 발표치 기준으로 2.6%의 경제성장률이 점쳐지는 2019년에도 우리의 무역수지 흑자는 오히려 2018년 보다 높게 추정되어 있다.

 

그런가 하면 2018년 상반기 수출에서 신산업 분야의 수출이 13%를 차지해 놀라움을 더해주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2차 전지. 차세대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전기자동차, 지능형 로봇 , 첨단의료기기, 드론 등으로 구성된 신기술 제품들은 국제경쟁력도 높지만 점점 수출실적이 늘어나고 있어 우리 산업의 구조가 4차 산업혁명 중심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구조도 다변화가 잘 이루어져 지금 동남아시아 지역이 중국수출의 시장 위축을 잘 막아내고 있다. 회복 중인 미국이나 유럽의 시장도 다시 늘어나고 있으며, 중남미나 중앙아시아, 중동 등으로의 수출확대로 꾸준히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다.

 

가격을 통제하는 힘도 가지고 있어 반도체는 수요가 주춤하는 기미를 보이자 삼성전자가 설비투자 중가속도를 늦추는 유연성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주력제품의 포화상태가 이루어지면 차세대 제품을 내 놓아 다시 시장을 재편하는 아이디어와 기술력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순조로운 수출이 점점 스마트생산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그 좋은 실적들이 국민들의 실생활에 영향이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의 역할은 점점 줄고 인력은 줄이면서도 수출실적이나 수익성이 올라가니 정부도 좋으면서도 아주 당황스러워 한다.

 

얼마 전 장하성정책실장이 국회답변에서 왜 증세를 하지 않으냐는 진보정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증세하려고 하였으나 3년째 세수가 연간 20조원 이상 더 걷혀서 그 돈으로 공약한 사회성 정부지출을 감당할 수 있었다고 하니 얼마나 수출경기가 좋은 지 실감케 한다. 사실 요즘 경기부진의 책임을 그에게 묻는 이 상황은 국가경제의 계수로만 보면 그가 억울해할 만 하다.

 

가는 곳마다 본 분석가에게도 그런 질문들을 하는데 정말 듣기에 속 시원한 답을 못 준다. 이렇게 질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는 우리의 수출역량은 앞으로도 상당히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의 중소기업이나 내수소비나 고용에는 점점 더 어려운 환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제 수출은 이런 구조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위 기업이 스스로의 스마트공정에서 지능생산 시스템으로 생산하는 일이 대종을 이루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잘하는 소재, 부품, 자본재, 그리고 최근의 부상하는 신산업 제품의 생산은 더욱 그럴 것이다.

이 같은 국내현실에서 내년 국가경제가 국민에게 직접 영향을 주는 방법은 한가지이다. 바로 건설투자와 부동산 경제의 활성화이다. 이 방법은 그러나 지역균형 발전이나 양극화 해소의 정치적 소신을 가진 현 정부가 스스로 선택하기 어려운 정책이다.

 

그러나 내년에는 해야 할 것 같다. 이제 내수소비가 제법 둔화되기 시작했으며, 실업은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이기도 하다. 국가 예산의 사회적 지출 중대나 최저인건비 인상 같은 사회적 소득조절은 오히려 일부의 소비자물가를 올리게 되어 부메랑이 되기도 한다.    

이제 우리의 도시는 다시 재구성하여야 한다. 서민이나 청년이나 노인인구가 지금 도시에서 늘어나고 있어서 대도시에 우선 임대주택이든 원룸이든 살 집이 필요하고 공사장이라도 당장 할 일이 필요하다. 그 밖의 많은 도시의 공간서비스 공급도 늘리기 위해서는 건설경기의 회복은 불가피 하다.

 

지금 잠재성장률 이하로 내려갈 소지의 내년 경제는 건설경기와 부동산경기의 지원이 있다면  회복이 가능할 것이다. 아마도 이번 정부 경제팀의 교체가 있다면 이럼 점을 감안한 인사가 꼭 필요하다.  

 

엄 길청(글로벌애널리스트/공익경영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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