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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의 명상일기 225 : 산방엔 풀은 우거지고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8/09/20 [09:47]

 

 

[한국인권신문=유석태] 2주 만에 산방을 찾아갔는데 살다보니 이런 일도 다 일어나는구나 하는 놀라움이 있었다. 밤늦은 시간이긴 하지만 산방 가는 우측 진입로를 놓치고 한참을 직진하였다. 길가에 풀이 무성하여 그렇다곤 해도 15년간 수없이 오르내린 길을 놓친 것은 예사로운 일은 아니다. 너무나도 익숙했던 길과 주변 풍경이 갑자기 처음 오는 길처럼 낯설게 다가왔다. 유턴하여 조심스럽게 언덕길을 올라와 차를 세우고 오솔길을 걸어 올라오는데 마치 생전 처음 발견한 신대륙을 걷는 듯했다. 2주 만에 자연은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풀이 발목까지 자라나 땅이 아닌 풀밭을 걷고 있는 느낌이었다.

 

새삼 자연의 엄청난 위력을 실감하였다. 인간의 발길이 잠시만 닿지 않으면 자연은 순식간에 길을 지우고 인간의 흔적을 지우고 자연성을 복원한다. 그 방식과 속도가 지극히 엄혹하고 가차 없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칭하는 인간이라고 해서 절대 봐주는 법이 없다. 인간은 자연을 이길 수 없다. 그냥 자연의 한 부분으로 속해 자연의 이법대로 그냥 살아갈 따름이다.

 

현대 인류는 얼마나 중대한 착각을 하고 있는가? 감히 자연을 지배하고 자연을 정복했다고 말하는데 가당찮은 일이다.  은연 중에 생태파괴, 생명말살, 서구 강대국의 식민지 개척의 정당성을 제공했던 성경 창세기의 다음 구절은 폐기되거나 아니면 재해석 되어야 한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창 1:28)

 

인간은 자연을 파괴할 수 있을지언정 자연을 정복할 수는 없다. 인간 스스로도 자연의 일부분인데 어떻게 부분이 전체를 정복할 수 있겠는가? 지금 자연은 인간의 무분별하고 오만한 행위 때문에 온갖 몸살을 앓고 있지만 언젠가는 결국 인간도 도시도 문명도 자연으로 회귀할 것이다. 언제 닥칠지 모를 자연의 거대한 뒤척임이 무서울 뿐이다. 잦은 기상이변을 보면 무언가 심상찮은 가공할 그 무엇이 곧 다가올 것 같은 예감이 갈수록 분명해진다.(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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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9/20 [09:47]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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