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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련칼럼] 인도 결혼식 탐방기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8/03/09 [11:15]
▲     © 한국인권신문

 

남편 회사 인도 거래처의 오너 아들 결혼식 초대를 받고 기대 반 걱정 반 두근거림으로 아주 특별한 여행을 하게 되었다.

 

중간 기착지 홍콩서 1시간30분 인도 뉴델리에서 4시간 대기하고 아마다바드(산업도시) 호텔까지 22시간 걸려 새벽에 도착하자마자 예식 참석 준비를 했다.

 

혼주가 예식 때 입으라고 전통 의복을 보내 왔지만 우리 부부는 준비해 간 한복을 입고 로비로 나가니 각국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페루, 이스라엘, 이란,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요르단, 모로코, 미얀마, 독일, 프랑스.. 등)에서 참석한 에이전트 대표들이 알라딘의 요술램프 왕자님처럼 인도의 멋진 전통 의상을 입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등장했다.

 

결혼식은 3일 동안 진행되는데 첫째 날 (Pre-wedding events) 결혼 전 행사 (전야제)는 아침 식사를 시작으로 저녁엔 디너파티로 진행되었고 우리는 둘째 날 신랑 집으로 가서 예식 전 행사부터 참석하게 되었다.

 

휘황찬란한 오색 천으로 꾸며진 신랑 집 입구에서 북치는 악사들의 환대를 받으며 들뜬 마음으로 정원으로 들어서니 꽃으로 장식된 웨딩카가 등장하고 신랑은 하객들과 축하의 춤을 추고 있었다.

 

전통의상을 차려 입은 여인들 모습은 화려함의 극치였고 커다란 쌍커풀에 호수처럼 깊은 눈, 기다란 속눈썹은 마치 그림 속 인형 같았다.

 

어릴 때 나도 왕눈이란 별명을 가졌었는데 인도에선 안 먹히고 코 수술했냐는 말도 들었는데 인도 사람 코는 내 코보다 2배도 더 높다.

크으윽~~

 

할 수 없이 나는 노오란 한복 치마에 보름달처럼 큰 얼굴로 들이댈 수밖에~ 안간 힘을 써봐야 밀리지만 허리 세우고 어깨 펴고 당당해지려 최선을 다했다.

 

인도의 전통 의상은 빨강, 주황, 초록, 연두, 보라 내가 좋아하는 색에 금실, 은실과 비즈로 강렬하게 장식되었고 배꼽을 드러내는 ‘촐리’를 안에 입고 약5m 길이의 천을 고유 방식으로 몸에 두르는 사리 (Saree)를 주름없이 각 잡힌 매무새로 맵시를 내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더 화려한 한복을 준비해 와야 되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한복은 온 몸을 다 감싸지만 사리는 허리를 다 내 놓고 입어 한복 안 가져갔으면 큰일 날 뻔 했다는 사실이다. 휴우~

 

춤사위를 마무리하고 예식 장소로 행진하자 북소리는 8박자 여러 리듬을 타며 하늘 뚫을 것 같은 어깨 들썩이는 음악을 만들고 가족 친지들은 놀이마당 축제처럼 쉬지도 않고 신나게 춤을 추며 행진한다.

 

음료와 물이 서빙되며 하늘엔 드론이 사진을 찍고 행렬 앞쪽에서 터트리는 폭죽의 축하 세레머니를 받으며 웨딩차가 뒤따랐다. 입구에 도착하니 신랑, 신부 입장 때 함께할 연주단이 환영 음악으로 맞이하고 코코넛으로 목을 축이게 한 다음 본식 장소로 들어서니 규모가 어마어마하여 숨이 ‘턱’ 막히고 입이 ‘떡’ 벌어졌다. 수 천 평 잔디 한 가운데 화려한 예식 무대가 꾸며져 있고 사방으로 하객이 편히 앉을 수 있는 쇼파가 배치되어 있었다.

 

▲     © 한국인권신문

 

전통 의복을 입고 입장하는 하객들 모습은 장관을 이루었고 한쪽 무대에서는 인도 전통 음악이 연주되고 있었다.

 

이날 하객은 1.300여명이고 한복 덕분인지 우리는 맨 앞자리에 앉게 되었다. 하객 전체가 전통 의상을 입고 있어 한복이 눈에 띄었는지 사진 찍자는 사람들이 생겼고 여기저기서 셔터 엄청 누르는 바람에 미소 짓느라 입에 경련이 일어날 지경이었지만 남편이 고집 부려 가져온 한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고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서로 칭찬을 하며 즐거워했다.

 

해질 무렵 풍악 소리에 맞춰 신랑이 빨간 카페트를 밟으며 입장하고 발을 닦고 하얀 천을 친구들이 양쪽에서 잡아 얼굴을 가려주고 신부를 기다렸다.

 

커다란 꽃가마 속에서 신부가 아버지 손을 잡고 입장하는데 그 모습이 너무 예쁘고 아름다워 동화 속 공주님 같았고 인도 궁궐에 들어와 있는 듯 착각에 빠져 꿈인가 생시인가 꼬집어보았다.

 

무대 위엔 가까운 가족들이 참석하는데 특별히 올라가 구경할 수 있었다.

 

주례가 예식을 집례하며 하얀 천을 제거하면 신부를 신랑에게 넘겨주며 옷을 묶은 곳에 견과, 동전(번영) 쌀(장수) 꽃(행복) 식물(기름짐)을 얹어주고 주례사의 말씀을 듣고 부모, 가족들이 장미꽃잎을 뿌려주며 축복할 때 나도 함께 꽃잎을 뿌려주며 즐거운 환호와 새로운 경험으로 신비로움에 빠졌다.

 

하늘에서 불꽃놀이가 시작되었고 화려한 불꽃들이 쉴 사이 없이 터지는 멋진 퍼포먼스가 스케일 큰 결혼식을 축하하며 밤하늘을 환하게 수놓았다.

 

인도 결혼제도는 다채롭고 다양한 문화 풍습으로 두 가문, 가족이 하나 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번 결혼식도 그룹을 이루고 있는 가문의 결혼식이었다.

 

예식이 진행되는 이곳은 회원제로 운영되고 입회 조건이 까다로워 들어오기가 힘든 클럽으로 낮에는 운동이나 여러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고 오후에는 거의 매일 회원들 결혼 예식이 있다니 인도에는 부자들이 엄청 많은 가 보다.

 

결혼식 3일째 날은 오전 7시에 공장 견학을 왕복 10시간 걸려 다녀와 저녁 파티에 참석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저녁 파티장 입구는 화려함을 극치를 보여주며 꽃, 조명과 망사로 장식된 꽃길에 들어서니 감동스러웠다.

 

수천 평 바닥을 얇은 천으로 고급스럽게 깔았고 어제보다 더 으리으리하다. 이날은 2,000명이 넘는 하객이 참석하였다는데 앞쪽 커다란 무대 위에 신랑, 신부, 시부모님이 서 계시고 하객들은 줄을 서있다 한 팀씩 무대로 올라가 사진을 찍고 덕담을 나누고 내려와 자연스럽게 식사를 하며 파티를 즐겼다.

 

트럼펫과 전자 바이올린이 연주되는 웅장하고 화려한 연회장은 외국 손님까지 초청된 버라이어티한 연출로 계속 꿈속을 거니는 것 같았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이런 초호화 결혼식을 올렸다가는 실시간 검색 1위를 할 텐데 인도는 빈부의 차가 심한데도 모두 즐거운 모습이다.

 

처음이라 새로운 경험이 신기하고 즐거웠지만 우리 실생활에 이런 결혼식이 계속된다면 어쩔까나? 남편도 두 번은 어렵겠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과연 화려한 결혼식만이 행복할까? 인도 결혼식을 보며 신랑 신부가 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귀하고 소중한 일인지 새삼 생각하게 되었고 결혼식은 화려하건 소박하건 성스럽고 축복받을 일로 행복은 작은 사랑을 타고 오는 것이지 잠깐의 화려한 예식이 행복의 근원은 아닌 것 같았다.

 

어쨌건 분위기는 환타스틱! 신비하고 재미있는 경험이라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즐거운 추억으로 내 인생 한 페이지를 가득 채울 것 같다.

 

초청해준 인도 MEGHMANI 그룹의 혼주님과 참석하게 해준 남편에게 감사드리며 화려하고 압도적인 비쥬얼을 자랑하는 인도 결혼식 구경 참 자~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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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09 [11:15]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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