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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련 칼럼]애인의 날
 
한국인권신문 기사입력  2017/09/13 [14:12]

 [한국인권신문=안현희] 내 인생에 가장 뜨거웠던 청춘의 아름다운 날들을 떠 올려 보니 입꼬리가 올라간다. 그렇게 좋았었나? 후훗 ~~

누구에게나 있었던 그 젊음! 그 청춘! 순수하고 아름답던 그 시절 ~

한번 지나가니 다시 돌아갈 수도 지켜낼 수도 없는 인생길이 되었다. 열열한 사랑에 빠졌던 그 시절에 지하철 다섯 정거장을 사이에 두고 헤어지기 아쉬워 지하철 역에서 내리지 못하고 왔다 갔다를 반복하다 마지막 전철 시간이 되면 할 수 없이 애절하게 헤어지던 우리였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지기 싫으니 결혼을 해야 할 것 같다.’는 말에 풋풋한 사랑을 달래며 꿈같은 미지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첫 사랑은 실패한다는 속설도 있지만 그 어려운 관문을 깨고 나는 첫 사랑을 이루어낸 세 잎 크로바 행복의 주인공이다. 철없는 고등학교 시절에 만나 9년 만에 남편이 대학 4학년일 때 절절하게 사랑하며 결혼을 하였지만 나의 제2의 인생 노트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사랑만으로 점철 되어있었다. 모든 것 힘든 줄 모르고 앞만 보며 달려가는 불도저 시절이었고 없지만 아련한 추억이 아지랑이처럼 피어 오르는 아름다운 청춘의 계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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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세상에서 예수님 다음으로 남편을 존경한다. 어느날 기침을 많이 하여 목소리가 완전 쉬었더니 남편은 ‘어~ 꾀꼬리가 뜸북이가 됐네!’라고 하며 나를 미소 짓게 하는 성품이 온유한 사람이다. 남편이 어린 시절 4남 1녀를 두신 시아버님께서 자녀들의 거친 입버릇을 교육시키시려 욕을 하면 밥 한 끼씩 굶기는 벌칙을 세워 자녀들 모두가 성품이 온화한 명품 가족으로 만드셨다.

어릴 적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깨닫고 나도 살짝 발 담그어 본다. 서로 보살피고 아끼고 성내지 아니하고 사랑하니 가정에 평화와 화평이 그렁그렁 매달린다. 인간의 모든 즐거움과 기쁨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얻는 것이라 하는데 그 말 한마디에 사랑이 샘솟는다. 처음엔 가진 것 없이 시작한 우리는 한참을 세상 욕심 가득 지고 살았다. 사실 세상살이가 그렇게 만만치만은 않았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기쁨과 슬픔이 함께 공존하는 오묘한 세상 속에서 뒤죽박죽 살다가 하늘의 명을 안다는 나이 오십 세의 지천명에 이르고 보니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나만의 의지가 아닌 하늘의 섭리에 의한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쓸데없는 욕심을 내려놓으니 파란 세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어느 날 열열한 내 사랑이었던 남편이 삶에 지쳐 있는 나에게 엉뚱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우리 애인의 날을 만들자!’
‘정말, 정말?’
‘좋아~’

드디어 우리 부부가 삶에 지쳐 가다 대망의 애인의 날을 만드는 순간이었다. 매달 마지막 금요일 저녁 5시부터 24시간 유효이다.

와우~ 애인의 날은 서로가 원하는 것 모두 해주기다. 막막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 같은 짜릿한 전율! 말만 들어도 신이 났다. 그동안 푹 꺼져 있던 사랑의 온도가 쭉 올라왔다. 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행복함으로 풍요로운 인생길을 만들어 가는데 큰 디딤돌이 되는 이벤트였다. 지천명을 넘겨 우연히 만난 애인의 날은 생각보다 멋지게 다가왔다. 퇴근 시간에 허겁지겁 일을 마치고 동네 식당에서 애인을 만났다. 역시 평상시와는 다른 느낌의 설레임이 느껴진다.

우선 짜논 각본없이 상황에 따라 진행하기로 하고 된장찌개를 먹는대도 사랑이 폴폴 새어나왔다. 밥을 먹으며 2부 순서는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다 평상시 해보지 못한 나이트 클럽에 가기로 했다. 대박! 얼떨결에 떨리는 마음으로 기대를 하며 저녁 8시에 나이트 클럽에 입장을 하니 음악이 신나게 흘러 나오는데 손님이 별로 없다.

오홋, 이렇게 손님이 없어 어쩌나 쓸데없는 걱정까지 하며 열심히 놀아 보려고 몰입 해본다. 밴드의 연습 시간인줄도 모르고 아무도 없는 무대에서 첫 애인의 날을 멋지게 장식하기 위해 생전 몸 한번 흔들어 본 적이 없는 이 묵직한 몸을 일단 음악에 맡겨 보기로 했다. 평상시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애인의 날 힘은 위대했다. 잊지 못할 우리의 애인의 날은 즐겁게 시작되었고 내 인생의 황금기도 함께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두 번째 달는 노래방에 갔는데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땀에 젖도록 원없이 노래 불렀다. 세 번째 달은 맛사지 샾에 갔는데 부부가 나란히 누워 맛사지 받는 느낌이 천국을 걷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어떤 달은 영화관람, 콘서트, 갈라쇼, 음악회, 연극, 등산, 아이스쇼 나중엔 여행을 다니기도 하며 젊은 시절 빼앗긴 많은 시간들을 찾아보며 무료 티켓을 이용하며 행복을 흡입했다. 좀 재미가 없는 날도 무조건 즐겁게 감격하니 행복이 만들어지고 일하다 지쳐도 애인의 날이 되면 ‘하하, 호호’ 웃음이 그치지 않았고 말도 많아지고 대화도 끝없이 이어진다.

지금도 대화를 많이 하고 싶거나 특별한 것을 하고 싶을 땐 서로 애인의 날 신청을 한다. 적당한 비움과 채움의 멋진 체험을 통해 짜릿한 일탈에 주어진 달콤한 휴식은 나에겐 귀중한 시간들이다. 요즘은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을 늦추거나 독신을 고집하는 경우가 많지만 막상 나이가 들면 결혼 안 한 것을 후회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결혼은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말이 있지만 그렇다면 결혼해야지!

결혼을 하면 힘든 일도 있지만 항상 내 편이 되어주는 가족이 생기는 것처럼 보람되고 행복한 일도 없을 것이다. 호랑이는 죽으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는데 나의 분신을 남기는 것은 인생 최고의 위대한 걸작품이 아닐까 생각한다.

행복은 그냥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며 만들어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네 인생이 그렇게 긴 것만은 아닌데 우울함 속에서 허우적거리기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도돌이가 없는 음악을 만들어 가며 때로는 ‘안단테’ 가끔은 ‘프레스토’로 찰나의 순간이 빠른 풍광처럼 스쳐 지나간다. 내 삶의 아주 작은 오페라를 완성해 가며 언젠가는 떠나야하는 길지 않은 인생길을 아름다운 음악, 사랑, 행복의 향기로 엮어본다.

노년의 길목에서 한번쯤 뒤돌아보니 아름답게 채색되어 가는 나만의 찬란한 수채화가 그려지고 있었다. 부족한 나의 인생의 긴 시간을 함께 동행하며 든든한 고목처럼 말없이 묵묵히 동반자가 되어준 내 사랑 짝궁에게 사랑의 하트를 날려 보내며 ….

밤낮없이 열심히 일하는 두 아들과 지혜로운 두 며느리, 개구쟁이, 재롱둥이 네 명의 손자 손녀들 ~ 사랑스런 나의 걸작품이 있음에 오늘도 행복를 나누며 작곡하여 노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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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9/13 [14:12]  최종편집: ⓒ 한국인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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