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용섭칼럼] 통합치료의 실현을 위하여 - 2편-

평생 걸어 다니는 인간

백승렬 | 입력 : 2017/08/31 [15:28]

물리치료사
경복대학교 물리치료과
겸임교수 오용섭

 

[한국인권신문=안현희]
‘직립’
즉 두 다리로 걷는다는 뜻의 이 말은 오직 사람만이 가진 특권이다. 두 다리로 걷는 동물은 인간 말고도 원숭이, 침팬지 등이 있지만 원숭이는 나무타기 1등 걷기는 2등이다. 침팬지는 걷는 것이 1등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직립이 아니다. 척추와 무릎을 완전히 세운 자세이기 보다는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어르신의 보행과 흡사하다. 즉 직립하는 근육을 사용하지 않고 걷는 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그에 따른 질병이 없다.
지구는 둥글지만 날개 달린 것 외에 것들은 지구가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힘에 의해 지구 표면적에 붙어산다. 바로 중력이다. 바닥에서 천장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은 중력에 대항 한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영어로 표현하면 anti-gravity라고 한다. <참고로 의학은 영어와 뗄 수 없는 관계다. 의학 역시 전 세계 사람들의 공통 영역이기 때문이다. 유식해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곳에서 생겨났기 때문에> 인간은 땅에 붙어사는 모든 동물 중에서 항중력근(anti-gravity muscle)이 가장 잘 발달했다. 그 증거는 두발로 걷고 뛰면서도 도구를 사용하여 살아가는 것 즉 멀티테스킹이 가능하다는 것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그런데 바로 이 부분에서 질병에 가장 많이 노출 되게 된다. 두발로 걸으면 적은 연료만을 사용하여 가장 효율적인 움직임을 통해 걸음을 걸을 수 있게 된다. 네발을 사용하여 몸 전체를 걸음 걷는데 사용해야 하는 다른 동물 보다 두발로 걸으면서 팔, 몸통, 머리 등은 다른 일을 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어떤 동물보다 효율적이고 적은 힘를 사용하여 많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사람은 태어나서 걸을 때까지 얼마나 걸릴까? 답은 10개월 만삭에서 태어나서 12개월 ~ 15개월 후 이다. 여기서 중요한건 12~15개월 사이에 걸음이 걸어진다는 것!! 즉 언제 걸을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 걸을 수 있는지 아는 것은 오직 내 아이의 머리, 당사자의 ‘뇌’ 뿐이다. 품은 엄마, 낳게 해준 아빠는 그 아이에 대해서만큼은 아이의 뇌보다는 매우 무능한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것은 육아에 지친 엄마, 아빠들은 아이한테 하곤 하는 말로 증명 된다. 바로 “얘야, 도대체 머가 문제니?” 본인들의 무능함을 인정하는 이 한마디로 모두 정리~~
걸음을 걷는 것은 움직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걷느냐에 따라 아이의 인생이 달라진다. 조금이라도 소홀히 관리해서 균형이 맞지 않게 걷는다면 아이는 평생 불균형 상태로 살아가야 한다. 성장기에 키가 자라지 못하고, 척추 측만증 때문에 아파할 것이며, 자신감이 떨어지고 취업에 문제가 생긴다. 또 이른 나이에 관절염으로 고생하게 될 것이다.
그럼 어느 유능한 의사 또는 물리치료사에게 문의하고 관리를 맡겨야 아이의 미래가 밝아 질까? 요즘 대세에 따라 잘 발달된 인터넷 SNS를 통해서 얻은 상식으로 엄마, 아빠가 관리해 주어야 할까?
그런데 우리 엄마, 아빠는 해서는 안되는 기대를 하곤한다. 바로 옆집아이보다 먼저 걸어야 한다는 엄마들의 ‘조기교육’ 시도다. 한국에서 먼저, 빨리, 1등, 이겨야 돼 등의 단어는 우리나라를 지탱해준 밑바탕이 되었지만 아이의 성장을 위해서는 사라져야 할 단어라고 생각한다.  특히 정 많은 한국 사회는 아이에게 관심 없던 이들도 아이를 낳으면 세상에서 둘도 없이 그리고 남들보다 더 훌륭한 아이로 자라주기를 희망한다. 오늘의 주제인 걸음으로 연결하면 생후 10개월에 걸어야 만족한다.
사람은 태어나서 걷기까지는 몇 가지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바닥에 발바닥이 닿기 까지는 9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배밀이를 시도하고 구르기를 시도하면서 왼쪽. 오른쪽을 알게 된다. 왼쪽으로 지탱하면 오른쪽을 움직여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이로써 알게 된다. 군인이 포복을 하듯이 엎드린 상태에서 온몸을 이용하여 앞으로 전진하면서 추후 중요하게 사용될 등 근육을 발달시킨다. 그 다음 기어 다니게 되는데 이는 무릎을 강하게 하는 작업이다. 처음에는 네발로 기다가 나중에는 한쪽 팔을 들어 물건을 잡기 시작한다. 아이가 몸을 지탱하는데 사용하는 힘을 점점 줄여 효율성을 높여가는 그만의 방법이다. 10개월쯤 되면 기어다니기를 뛰듯이 빠르게 할 수 있고 소파 등을 잡고 일어나기 시작한다. 이때 엄마의 욕심이 발동한다. 옆집아이는 12개월에 걸었다니 내 아이는 10개월에 일어나 걸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어나 서있는 것과 걷는 것은 밥을 먹을꺼냐? 차를 탈꺼냐? 처럼 완전히 다른 종류라고 볼 수 있다. 어느 정도 다른가 느껴보고 싶다면 지금 눈을 감고 양발로 설 때와 한발로 설 때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느껴보라. 아이는 본인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만 반응한다. 아직 한발로 설수 없는 상태기 때문에 양발로 선다. 그런데 강제로 한발서기를 하게끔 한다면 어떨까? 다음과 같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센터에 계시는 어르신 한 분은 소에게 먹일 풀을 평생 이고 다녔다고 한다. 결과는 목과 허리, 무릎이 걷기도 버거울 만큼 아프고 손상되었다.
피겨 스케이팅 선수는 10대 때 꽃을 핀다. 20세가 넘으면 유연성이 떨어져 아름다운 선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대한민국 피겨 요정 김연아 선수는 성장기에 한발로 점프를 하는 등의 피겨 기술을 실행하느라 엉덩관절이 모두 손상되어 수술자욱이 가득하다. 우리가 모르는 영광뒤의 아픔이다. 10개월에 걸음걸이를 연습한 우리 아이가 이러한 위험에 처해있다.
본 필자의 칼럼 ‘통합치료의 실현을 위하여 1편 왜? 통합인가?’에 따르면 통합치료의 실현을 위해서 고려해야 할 점이 나열되어 있다. 중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성장’이다.
성장과 발달은 뇌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뼈, 관절, 근육, 연부조직 등 신체 모든 기관에서 서로 유기적으로 일어난다. 그리고 그 성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좋은 방향으로 성장 시키는 것은 바로 아이의 뇌이다.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해석하지 못한다고 해서 밖에서 부모가 아이의 신체 성장에 관여해서는 안된다. 덜 성숙한 관절에 너무 많은 부하를 가할 경우 관절이 손상되어 아이의 신체 성장을 방해한다. 설 수 있을 때 즉 아이의 뇌가 하라고 명령할 때 그때 더 많은 성장을 위해 힘쓰라.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는 아이에게 독약을 먹이는 것과 같다.
태어나서 걷기 시작하는 15개월 후에는 100년을 걸어야 한다. 1달 빨리 걷는게 의미있는가? 또 부모의 욕심으로 아이의 관절이 약해 진다면 100년을 아픈 상태로 살아가야 한다. 성장은 성장을 담당하는 아이의 머리에 맡기는 것이 합당하다.
고로 ‘조기교육’ 자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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